비즈니스를 하는데 전세계에 9억명의 충성스런 사용자가 있다면 어떨까. 온라인 사업이든 오프라인 사업이든 무슨 사업을 해도 '대박' 나지 않을까.
6일 서울 상암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오병기 쓰리디팩토리 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다소 흥분된 어조로 "오는 2027년까지 스페인 축구 클럽 1위 레알마드리드CF와 2위 FC바르셀로나를 포함한 172개 축구 클럽의 로고를 사용해 사업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 모두 가능하다"면서 "앞으로 이 사업권을 활용해 NFT와 메타버스 같은 온라인 사업은 물론 굿즈 판매 같은 오프라인 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사장 "있을 수 없는 계약인데 이뤄져···5년간 스페인서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
오 사장은 이 같은 권리를 지난해 11월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카타르에서 스페인왕립축구연맹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획득했다.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이 같은 권리를 획득한데 대해 오 사장은 "일어날 수 없는 계약인데 이뤄졌다"고 반색하며 "시장가치로 따지면 거의 5천억원 이상 되는 계약이다. 지난 2018년부터 우리가 5년간 꾸준히 스페인 축구계와 교류하며 신뢰를 쌓아온 결과"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쓰리디팩토리는 5년간 함께 일했던 스페인 소재 축구 마케팅 전문기업 아스토시(Astosch) 지분 40%를 인수하기도 했다.
쓰리디팩토리는 VR과 AR 분야 국내 대표 회사로 2008년 10월 설립됐다. 지난 2016년 XR(확장현실) 기술을 활용해 故김광석 씨를 부활시켜 화제를 모으는 등 이 분야 '셀럽 기업'이다. 50여 건 이상 XR·메타버스 관련 정부 지원 R&D 과제를 수행했고, 세계 3번째이자 국내 첫 디지털휴먼 홀로그램 공연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또 세계 3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VR LBE(Location Based Entertainment) 시스템도 상용화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세계 1위 스포츠 클럽 스페인 레알마드리드CF의 메타버스를 상용화, 주목을 받았다.
인터뷰 중 오 사장은 사진 한 장을 불쑥 내밀었다. 오 사장이 스페인왕립축구연맹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과 레알마드리드CF(이하 레알)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 FC바르셀로나(이하 바셀) 후안 라포르타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으로, 지난 1월 11일~1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스페인 슈퍼컵' 당시 찍은 것이다. 당시 이 행사에 국내 기업인 중 오 사장만이 유일하게 메인 스폰서 자격으로 참석했다.
스페인왕립축구연맹은 유럽축구연맹(UEFA,Union of European Football Association) 55개국 중 가장 많은 축구팬을 갖고 있다. 이에 스페인왕립축구연맹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은 유럽은 물론 세계 축구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오 사장은 "세계 1, 2위 축구단인 레알마드리스CF와 FC바르셀로나 회장이 같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은 것 자체가 사건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 일어났다"면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있었기에 이런 장면이 가능했다"고 들려줬다.
사우디서 열린 '스페인 슈퍼컵' NFT 제작···한 시간도 안돼 473장 완판
·사우디아라아비아에 열린 '스페인 슈퍼컵'에서 쓰리디팩토리는 글로벌 기업 아디다스와 같은 레벨의 메인 스폰서 지위를 누렸다. 경기가 열린 리야드 킹파드스타디움에는 화려한 선수 뿐 아니라 광고판이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아디다스와 펩시콜라에 이어 쓰리디팩토리 광고도 TV 중계를 타고 전 세계에 전파됐다. 이는 쓰리디팩토리가 국내 유일의 스페인왕립축구연맹 메인 스폰서이기에 가능했다. 이 경기는 약 10억명이 시청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오 사장은 "당시 쓰리디팩토리는 아디다스, 펩시콜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 4개 회사와 함께 같은 시간 비중으로 광고가 노출됐다. 전체 약 20분 정도가 노출됐다"면서 "이는 국내 대기업들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올해 뿐 아니라 앞으로 4년간 2017년까지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오 사장은 "있을 수 없는 스페인왕립축구연맹과의 계약으로 우리는 무얼 해도 충성도 높은 전세계 9억명을 불러모을 수 있는 무기를 가졌다"면서 "특히 온라인 사업은 메타버스와 NFT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쓰리디팩토리는 이미 이 분야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1월 열린 사우디아라바이아세 열린 '스페인 슈퍼컵' 결승전 기념 NFT를 만들어 판매했는데, 당시 이벤트 메타버스에 10만명이 입장, 판매 시작 한 시간도 안돼 473장이 완판됐다. 이벤트 메타버스에 오픈 하루 만에 5만명 이상이 접속했고, 동시 접속자도 3500여명이나 됐다. 특히 이번 슈퍼컵 결승은 '엘클라시코(El Clasico)'라는 빅매치로 진행돼 더 큰 흥행이 이뤄졌다. '엘클라시코'는 스페인 축구 '절대 2강'인 레알마드리드CF와 FC바르셀로나간 라이벌 전을 뜻하는 고유명사다. 보통 전세계 10억 팬이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팬 동원과 관련해 오 사장은 "구글 광고에 1천만원을 썼더니 3일만에 10만명이 모였다. 만일 1억원을 썼다면 100만명을 3일안에 모았을 것"이라면서 "레알과 바셀이라는 단어만 있으면 9억 명 이상이 무조건 들어온다"고 해석했다. NFT는 판매 후 재판매 될 때마다 제작자가 5%의 저작권 수익을 얻는 구조다. 최초 판매 후 1년간 판매가의 최대 5배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번 완판 NFT로 쓰리디팩토리는 최대 2억원까지 수익을 낼 전망이다.
올 시즌 스페인내 172개 클럽 참가 경기 20만장 NFT로 제작
오 사장은 "올 1월 슈퍼컵은 시작이다"면서 "2023~2024 시즌에는 스페인내 172개 클럽이 참가하는 코파델레이컵 121개 경기를 약 20만장의 NFT로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년 5월 오픈한 레알마드리드 메타버스에 대해 묻자 오 사장은 "오는 7월에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로고를 넣고 여기에 스페인 축구 172개 클럽을 모두 다 소개하는 '그랜드 메타버스'를 다시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쓰리디팩토리는 9억명에 달하는 로고와 브랜드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걸 십분 활용해 NFT 같은 온라인 사업 뿐 아니라 오프라인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미 국내 유수 광고 사와 협력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협력처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오 사장은 "9억 명을 기반으로 세계 1, 2위 축구단 로고가 새겨진 컵을 만들 수 있고 옷도 만들 수 있다. 이들의 이름이 들어간 유소년 축구단 사업도 가능하다"면서 "레알과 바셀의 브랜드와 로고를 활용한 사업 아이디어가 있는 곳과 협력은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9억명 기반 외에 글로벌 브랜드를 다른 곳보다 다소 저렴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레알과 바셀의 9억명 팬에 대해 오 사장은 "나라별로 보면 중국이 2억4천만명 이상으로 가장 많은데, 이들 중국 팬의 80% 정도는 우리의 MZ세대처럼 젊으면서 또 기꺼이 명품에 지갑을 여는 계층"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팬에 이어 인도네시아 팬이 1억명이 넘고 일본 팬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스페인왕립축구연맹 루이스 회장 초청···한국서 레알과 바셀간 경기 추진
오 사장은 다음달 세계 축구계의 거물인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왕립축구연맹 회장을 한국에 초청한다. 우리나라와 스페인 축구계간 교류 확대를 위해서다. 루이스 루비알레스 방한을 계기로 축구 국가 대표간 경기인 A매치를 한국과 스페인간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세계 10억명 팬이 시청한다는 '엘클라시코(레알과 바셀간 경기)'를 한국에서 벌여 한국팬에게 직접 보여줬으면 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또 '레알'과 '바셀'은 세계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구 구단이므로 이들 구단의 유소년 축구단을 한국에서 만들어 축구잘 하는 꿈나무들을 유럽에 진출시키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오 사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쓰리디팩토리의 상장 계획도 밝혔다. 올 연말부터 준비해 내년에 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이미 작년에 성장성 높은 기술기업이 받는 '성장성 기술특례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바 있다.
상장에 앞서 올해 큰 규모의 유상증자도 검토하고 있다. 오 사장은 "레알과 바셀을 포함한 스페인왕립축구연맹 소속 172개 클럽과의 사업가치 4억 달러를 기초로 이의 10% 지분에 해당하는 4천만 달러의 유상증자를 올해 안에 마무리하려 한다"면서 "메타버스를 비롯해 NFT 와 블록체인, RFEF 스포츠 베팅 사업 가치, 오프라인 사업 등 이들 4개 부문의 사업 가치가 각각 1억 달러, 총 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UEFA 사업추진과 4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뛰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