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와 전기 등 각종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를 겪은 뒤 겨우 회복하는 듯 했으나 공공요금 폭탄으로 또 한번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광주 동구에서 목욕탕을 운영하는 A씨는 5일 겨울철 전기요금 고지서를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겨울철 전기요금은 평균 1400만원선이었지만 지난달 고지서에는 600만원이 늘어난 2000만원이 적혀 있었다.
A씨의 목욕탕은 450평 규모로 남탕과 여탕에 각각 탕 4개, 사우나 시설 2개가 마련돼 있다.
사업 초기 영업용 도시가스 요금이 비싼 점을 고려해 보다 경제적인 전기 보일러를 설치하고 도시가스는 부수적으로 사용했다.
영업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지만, 하루 14시간 이상 전기 보일러를 가동한다. 목욕탕 업종 특성상 손님이 없어도 늘 탕을 따뜻하게 데워둬야 하기 때문이다.
올 겨울은 코로나19 유행이 회복세를 보이며 찾는 손님이 늘어, 전기 보일러와 함께 주말에는 2~3시간씩 총 7번 도시가스를 가동했다.
오랜만에 맞은 목욕탕 성수기였지만 전기세 2000만원과 도시가스비 160만원을 내고 나니 손에 쥐는 것도 없었다.
A씨는 "코로나19가 풀리면서 겨우 회복세를 보이나 했는데 새해 벽두부터 전기세, 도시가스비 폭탄을 맞았다"며 "솔직히 말해 죽을 맛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영업을 할수록 손해를 보는 것 같다"며 "그동안의 적자도 있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오는 11일부터 목욕탕 요금을 7000원에서 8000원으로 1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영업을 이어가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고 했다.
A씨는 "1월에는 폭설과 함께 한파가 찾아와 전기를 더 돌렸다. 12월 요금보다 더 나올 게 뻔한데 벌써부터 손이 떨린다"며 "공과금을 살펴보고 영업시간도 줄일지 여부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서 50평 규모의 곰탕집을 운영하는 박 모씨(30)도 고지서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지난해 12월 가스비는 20만원이었지만 올 1월에는 2배 오른 40만원을 내야 했다. 전기세는 4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뛰었다.
박씨는 오전 6시부터 가마솥에 곰탕 육수를 3~4시간 정도 끓인 뒤 곰솥 냄비에 일정한 양을 덜어 약불로 오랜시간 한번 더 끓여낸다.
업종 특성상 가스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 겨울철 온도 조절과 난방을 위해 가스와 전기는 필수다.
박씨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인건비, 재료비, 가스비, 전기세 등 고정 물가가 큰 폭으로 올라 벅차고 남는 게 하나도 없다"며 "가스와 전기 사용량을 줄일 수도 없어 아르바이트생 대신 직접 하루 종일 일을 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막막해했다.
해양에너지 등에 따르면 광주의 음식점업 등 영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1MJ(메가줄)당 19.81원으로 지난해 1월 14.36원과 비교하면 5원 올랐다.
목욕탕용 가스요금(영업용2)은 지난해 1월 1MJ(메가줄)당 13.47원이었으나 올해는 18.91원으로 크게 올랐다.
전기요금도 올해 1분기 kWh당 13.1원 올라 전분기 대비 9.5%, 올해 연간 인상액(kWh당 19.3원)의 6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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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들은 "난방비 폭탄으로 발표된 지원책에 자영업자는 포함되지 않았다"며 "피부에 와닿는 지원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