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980 프로 SSD 저장 불가 '주의보'

일부 제품서 시간경과시 '읽기 전용' 고정 문제 발생...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 가능

홈&모바일입력 :2023/02/05 09:00    수정: 2023/02/05 10:34

삼성전자가 2020년 하반기 출시한 980 프로 SSD 일부 제품이 '읽기 전용' 모드로 고정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해당 문제가 발생한 SSD에서는 데이터 저장시 오류가 발생하거나 저장공간 수명이 급격히 줄어든다.

삼성전자 980 SSD 프로. 2020년 9월 말 전세계 출시됐다. (사진=삼성전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어떤 파일도 저장할 수 없는 읽기 전용(Read Only) 상태로 전환된다. 이 문제는 전용 소프트웨어 '매지션' 등으로 SSD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알아채기도 어렵다.

그러나 2021년 12월 말에 공개된 '4B2QGXA7', 2022년 5월에 공개된 '5B2QGXA7' 등 펌웨어로 업데이트해 해결할 수 있다.

■ 2020년 9월 첫 출시...PS5용 방열판 장착 모델도 등장

980 프로 SSD는 삼성전자가 2020년 9월 출시한 NVMe SSD로 PCI 익스프레스 4.0 인터페이스를 통해 작동한다. 자체 설계 컨트롤러 칩과 6세대 V낸드 플래시 메모리 등을 조합해 최대 읽기 속도 7GB/s, 최대 쓰기 속도 5GB/s를 달성했다.

이 제품은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40여개국에 출시됐다.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블랙프라이데이 등 미국 내 온라인 쇼핑몰이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기간에 해외 역직구로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21년 PS5 탑재를 위해 980 프로 SSD에 방열판을 추가한 제품을 출시했다. (사진=삼성전자)

게임용 데스크톱PC나 노트북 이외에 NVMe SSD를 정식 지원하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PS5)에 설치한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21년 방열판을 기본 탑재한 제품을 추가 출시하기도 했다.

■ 일정 시간 경과시 '읽기 모드' 강제 전환

980 프로 SSD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은 미국 조립PC 전문 업체인 퓨젯시스템즈를 통해서다. 이 업체는 지난달 말 등록한 공지사항에서 "980 프로 SSD 중 특히 2TB 제품의 고장 보고가 놀랄 정도로 많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문제가 생긴 제품은 평소에는 속도 저하나 멈춤 등 이상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어떤 파일도 추가로 기록할 수 없는 '읽기 전용' 모드로 강제 전환된다. 부팅 단계에서 파일 쓰기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윈도 운영체제는 부팅에 실패한다.

'읽기 전용' 모드로 고정된 980 SSD 2TB 제품. (사진=Puget systems)

읽기 전용 모드로 전환된 상태에서는 초기화도 불가능하다. 단 저장된 파일이 손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를 다른 저장장치로 복사하는 것은 가능하다.

PS5 등 콘솔 게임기에서도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PC가 아닌 다른 기기에 해당 제품을 설치했다면 문제 여부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일 "국내 판매된 제품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 전용 진단 프로그램으로 오류 여부 확인 가능

저장장치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크리스탈디스크인포, 혹은 삼성전자 SSD 전용 관리 프로그램인 매지션을 활용하면 문제 발생 여부를 비교적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한 제품에서는 SSD가 동작 상태를 스스로 진단해 기록하는 S.M.A.R.T 정보의 0E번 항목(매체/데이터 무결성 오류 횟수)이 급격하게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03번 항목(사용 가능한 예비영역) 값은 작동 초기에 '100'(16진수 64)을 유지하며 기록 용량이 늘어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데이터 기록량이 수 TB(1000GB)에 불과한데도 '70'(16진수 38)이나 '80'(16진수 50) 등으로 떨어진다면 위험 신호다.

펌웨어를 초기 출시 상태로 유지한 500GB 제품에서는 무결성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독자 제공)

반면 980 프로 SSD 출시 직후 구입해 펌웨어 초기 버전인 '1B2QGXA7' 상태에서 50TB 가량을 기록한 제품(용량 500GB)은 예비 영역이 다소 줄어들지만 무결성 오류(0E)는 발생하지 않았다.

■ 문제 예방하려면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 필요

문제가 발생한 SSD는 대부분 2021년 5월 업데이트된 펌웨어 '3B2QGXA7' 버전으로 작동한다. 해당 문제를 피하려면 2021년 말 공개된 '4B2QGXA7', 2022년 5월에 공개된 '5B2QGXA7' 등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삼성전자 SSD 전용 매지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거나, ISO 파일을 USB 플래시 메모리 등에 복사한 다음 이를 통해 부팅하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문제를 피하려면 2021년 말 공개된 '5B2QGXA7' 펌웨어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단 이미 읽기 전용 모드로 잠긴 제품은 펌웨어를 업데이트해도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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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문제가 생긴 제품은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행수입이나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구입한 제품은 국내 서비스센터에서 지원이 불가능하며 해외 판매처로 돌려보내는 등(RMA)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