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만 오르네요. 장보기 무서워요."
지속되는 한파와 폭설 등의 여파로 당근·양배추·오이 등 채소 가격이 폭등하며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난방비 부담으로 인한 생산단가 인상도 채솟값 인상에 영향을 끼쳤다.
31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30일 기준 당근 도매가와 소매가는 전년 대비 각각 137.4%, 62.7%씩 급등했다.
같은 기간 오이·대파의 도매 및 소매가는 39.3%(도매)·38.5%(소매), 31.3%(도매)·19.0%(소매)씩 올랐다. 지난주 전국을 휩쓴 한파와 더불어 핵심 채소 농작 지역인 제주도 지역 폭설로 채솟값 인상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채소 가격 급등의 원인은 계절적 요인이다. 이달 중순 역대급 제주지역 폭설로 제주 지역 당근 등에 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작물 생산에 필요한 난방비 인상도 채소 가격 급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겨울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해 필요한 전기·가스요금이 올랐기 때문이다. 채소 생산비용이 전년 대비 최소 1.5배 이상 폭등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채소 도·소매 가격 인상은 곧바로 대형마트 채소 가격에도 영향을 줬다. 가장 큰 폭의 가격 상승률은 보인 채소는 '당근'이다. 대형마트 이마트의 당근 1㎏ 판매가는 1년 전 2980원에서 현재 4480원으로 50.3% 뛰었다. 오이(2입봉)와 대파(850g 기준) 가격도 전년 대비 33.6%, 11.6%씩 올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한파에 농작물 피해와 수확 작업이 늦어진 점, 난방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50대 주부 A씨는 "물가 상승률이 높다 보니 외식 비용을 줄이고 직접 장을 봐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데 주 재료인 채솟값이 너무 올랐다"며 "생활비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이마트는 일부 채소를 제외한 채소 가격 품목을 전년 대비 동결했다. 이를테면 무와 상추의 도·소매가격 역시 전년 대비 15.8%(도매)·23.9%(소매), 18.1%(도매)·12.4%(소매)씩 올랐는데, 이마트 소비자 판매가를 지난해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또 도·소매가가 전년 대비 각각 3.3%, 4.9%씩 오른 무의 소비자 판매가의 경우 2.3% 올리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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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채소값 인상은 최근 역대급 한파에 따른 작황 부진 영향 때문"이라면서도 "농자재 가격, 인건비는 물론 난방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생산단가가 오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