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중심인공지능, 새로운 경제 질서로 성장 기여"

UCAI포럼 창립식 30일 열려...4개항 담은 비전선언문 발표

디지털경제입력 :2023/01/30 22:48    수정: 2023/02/04 13:49

 "초개인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 주는 것이 사용자중심인공지능(UCAI, User Centric Artificial Intelligence) 입니다. 소상공인, 창업청년, 중소기업, 중견기업 등이 (AI) 플랫폼을 공유해 대기업처럼 자신의 브랜드와 전략으로 플랫폼 사업을 해 고객접점과 매출을 늘리고, 또 글로벌 성장이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사용자 중심 인공지능(UCAI) 포럼’ 창립식과 첫 세미나가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 3층에서 열렸다. 행사는 한국경영학회와 서울디지털재단이 주관했고 사용자중심인공지능포럼(UCAIFORUM.org)이 주최했다. '사용자 중심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빅테크 같은 플랫폼이나 공급자가 아니라 사용자가 갖는 걸 말한다. 

한상만 포럼운영위원장(한국경영학회장) 개회사에 이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축사를 했고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이사장이 4개항으로 된 포럼 비전 선언문을 낭독했다. 

선언문은 UCAI(U카이로 발음)가 모든 사용자와 사업자의 가치를 증대할 뿐 아니라 전 세계의 구분없는 균형발전으로 모두가 경제성장을 이루며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인류 최상의 사회적 비전이라고 강조하면서 ▲사용자 역량과 행복을 증진하는 UCAI 선도 ▲사업자 이익창출과 성장에 기여하는 UCAI 구현 ▲글로벌 디지털격차를 해소하는 UCAI 지향 ▲사용자중심 새로운 경제 질서 구축 등 4개항의 비전을 담았다.

'사용자 중심 인공지능(UCAI) 포럼’ 창립식과 첫 세미나가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 3층에서 열렸다.

박경양 포럼 공동의장 "사용자중심인공지능은 세계를 고루 성장시켜...글로벌펀드 필요"

행사 하이라이트인 기조 강연은 박경양 포럼 공동의장(하렉스인포텍 대표)과 위르겐 슈미트후버 포럼 공동의장(KAUST 인공지능연구소장, 스위스 AI랩 IDSA 연구소장) 두 사람이 했다. 박 의장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1980년대 미국 앨라매바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했다. 2016년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정책 세미나에서 ‘사용자 인공지능(UCAI)에 의한 차세대 산업혁명‘을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박 의장은 '더 좋은 세상을 위한 사용자중심 인공지능'을 주제로 이야기 했다.

그는 '사용자중심인공지능’의 정의에 대해 ▲사용자 중심 목적을 달성하는 ▲사용자 중심으로 통합된 ▲사용자 정보를 보호하는 인공지능이라고 해석하며 "기존의 공급자 중심, 특히 빅테크 중심의 인공지능 개발에 의한 독점과 격차의 심화 문제를 해소하고, 자동차·컴퓨터·미디어가 큰 기업과 조직 소유에서 개인 소유로 발전한 것처럼 인공지능 소유와 개발 및 활용을 모든 이해관계자, 즉 사용자에게 주고자 하는 거대한 사회적 비전이자 실천과제"라고 해석했다.

이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중심 인공지능, 즉 사용자가 데이터 주권을 가지고 자신의 의지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정보를 보호 하는 인공지능이 그 해답이라면서 "사용자 중심 인공지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데이터를 무리하게 수집 및 통합하지 않아도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게 하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미(Digital Me) 알고리즘 개발 필요성도 밝혔다. "사용자가 자신의 목적을 설정하면 사용자 상태를 수시로 측정해 사용자 상태가 향상되는 방향으로 적절한 행동을 추천하는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미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사용자 중심으로 통합해 공유하는 플랫폼이 각 분야에서 발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개인 생활은 더욱 윤택해 지고, 사업자는 더 많은 사업의 기회를 갖고 사업 성공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중심 인공지능이 인류가 모두 함께 잘 사는 더 나은 세상과 더 좋은 세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유 시장경제의 가장 큰 약점은 독과점 문제라면서 지금까지의 해법은 독과점금지법, 오프라인 독과점금지, 주말 영업시간 통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등이 주요 정책 수단이었다면서 "이러한 규제는 시장 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 다른 진입 장벽을 만들어 오히려 독과점을 강화하고 혁신을 저해한다"면서 "행정은 시장을 따라 갈 수 없다. 시장의 자유로운 혁신과 경쟁이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UCAI가 소상공인, 창업청년, 중소기업, 중견기업 등으로 하여금 플랫폼을 공유, 대기업처럼 자신의 브랜드와 전략으로 플랫폼 사업을 하도록해 고객접점과 매출을 늘리는 한편 글로벌 성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플랫폼 혁신을 장려한다면서 "모든 사업자가 큰 자금 없이도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기반으로 사업 성공을 이루고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번영할 수 있다. 이것은 승자 독식이 아닌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방식으로 공동 번영의 상생 경제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그는 UCAI를 글로벌로 확장하면 전세계의 모든 사용자와 사업자가 사용자중심 인공지능 글로벌 네트워크에 상호 연결, 전세계 어디에 있든 초개인화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 모든 사용자와 사업자가 이익을 증대할 수 있다면서 "전 세계의 지역 구분이 없는 균형 발전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격차도 해소하고 전 세계가 함께 경제 성장을 이루고 행복을 증진하는 새로운 세상이 구현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UCAI 생태계를 전세계에 조기에 확산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글로벌 스케일 성장 펀드 필요성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재 아랍에미레이트, 미국 등의 투자 전문가 그룹이 사용자중심 인공지능 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사용자중심 인공지능 성장펀드는 AI 기술을 선도하는 다양한 AI 기술회사와 사용자중심 인공지능을 활용해 초개인화 AI 서비스를 제공 함으로써 사업을 성공시키고 글로벌 성장을 이루고자 하는 도전적이고 성장성이 높은 회사에 투자하고 사업 성공을 도와 전 세계의 성장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양 포럼 공동의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AI 아버지 슈미트후버 교수 "앞으로 슈퍼 휴먼 AI 등장"

이날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For All)’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위르겐 슈미트후버(Jürgen Schmidhuber) 교수는 딥러닝의 중요한 모델중 하나인 '장단기 기억 모델(LSTM, Long Short-Term Memory)' 창시자다. 이 업적으로 스위스 루가노 대학 교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KAUST 교수직을 겸직하고 있다. 1963년생인 그는 MIT 테크놀로지 리뷰 등 여러 전문 미디어로부터 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언급됐고, 미국 블룸버그는 그를 인공지능계의 대부(God Father)라 표현했다. 유명한 AI회사인 딥마인드의 창업자 중 한명이 그의 제자이기도 하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UCAI와 비슷한 개념의 '모두를 위한 AI'를 주창, 이번에 포럼 공동의장을 맡았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AI가 더 저렴해지고 있고, 10년마다 100분의 1씩 비용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지금 모두가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아무리 가난해도 AI를 이용해 삶을 개선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창안한 딥러닝 일종인 LSTM 알고리즘은 현재 모든 스마트폰에 적용돼 있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모두가 LSTM 알고리즘을 활용하고도 있다. 오픈AI가 만든 AI(OpenAI Five)가 인간 전문가와 도타2 비디오게임을 해 물리쳤는데, 이에도 LSTM이 적용됐다. 슈미트후버 교수는 32년 전(1991년) '선형화된 셀프 어텐션 트랜스포머' 연구를 선보였는데 "이 기술이 현재 챗GPT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대 딥러닝의 기원을 1676년의 체인 룰(chain rule)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1800년 첫번째 리니어 뉴럴 넷과 리니어 리그레션·샐로우 러닝이, 1925년에는 첫번째 순환(recurrent) 넷 아키텍처가, 1965년에는 멀티레이어 넷의 첫 딥러닝이, 1979년에는 CNN이 각각 등장해 AI발전을 견인했다.

특히 그는 138억년전 만들어진 우주가 4분1 시기마다 중요한 일이 발생했다면서 "2030년쯤에는 인간 뇌 파워를 가진 AI가 등장 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AI는 수십년이 지나면 인간의 모든 활동에 스며들며 슈퍼 휴먼 단계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소 만화같은 전망도 내놨다. AI생태계가 우주로 뻗어나가고, 앞으로 500억년 후에는 우주 전체가 AI 통치하에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목도하는 건 5차 산업혁명 이상이다. 인류 탄생보다 더 큰 이정표가 다가오고 있고, 이런 변화를 목도하는게 영광"이라고 밝혔다.

위르겐 슈미트후버 포럼 공동의장이 발표하고 있다.

이경전 교수 "데이터 공유 말고 AI공유 해야...디지털 미 서비스 많이 나올 것"

포럼 연구소장인 이경전 경희대 교수(빅데이터 연구센터 소장)는 '사용자중심인공지능 기술, 비즈니스 모델과 산업 생태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미국인공지능학회(AAAI)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세 차례(1995년, 1997년, 2020년)나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수상한 그는 KAIST에서 산업경영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행정학 석사와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로봇연구소에서 초빙과학자로 연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 교수는 작년 11월 전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챗GPT 방법론과 트랜스포머 모델을 기반으로 한 개인 영수증을 자연어 데이터에 적용, 시선을 모았다.

데이터를 플랫폼에 주지 않고 개인이 보유하는, 데이터를 공유하는게 아니라 AI기술인 '연합학습(페더레이티브 러닝)'을 통해 AI를 공유하자는 'AI 쉐어링'을 주창하고 있다. 이는 그가 연구소장을 맡은 포럼이 강조하는 사용자중심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고객의 최근 구매 데이터를 사업자간 노출하거나 공유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분석, 초개인화한 추천서비스를 제공하는 커머스엔진을 개발, 울산페달의 소상공인 AI추천 서비스에 적용하기도 했다. 이를 프랜차이즈 등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이날도 이 교수는 데이터 공유는 프라이버시 침해 등의 여러 이유로 실현하기 힘들다면서 대신 AI공유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미 2006년부터 사용자 중심 연구를했다. 당시는 아이폰이 나오기 전인데, 강력한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상인이 나(개인)에게 정보를 줘야지 왜 소비자가 상인에게 정보를 주는냐는 논문을 당시 두편이나 썼다. 이게 일종의 유저 센트릭(사용자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탠포드대학이 말하는 인간중심AI(Human Centric AI)와 UC버클리가 말하는 Human Compatible AI가 너무 모호하다면서 "그래서 우리는 사용자 중심이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용자중심인공지능이 ▲사용자 데이터 최소화 ▲각자 데이터를 그대로 둔채 AI를 개발하는 AI 쉐어링 ▲사용자가 목적 등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카카오 택시와 미국 자동차공유 기업 우버를 비교하며 "우버는 사용자 중심인데 반해 카카오택시는 공급자 중심"이라고 꼬집었다. 또 병원을 예로 들어 AI쉐어링의 장점을 설명하며 "AI를 공유하는 건 새로운 종류의 협업이다. 데이터를 공유 안해도 협력 할 수 있다"면서 "네이처가 AI쉐어링으로 퍼포먼스가 30% 향상됐다는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개인이 데이터를 보유하면서 디지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 미' 서비스가 앞으로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를 가능케 해주는 알고리즘인 앰퍼(AMPER)를 개발했다면서 "개인이 AI를 소유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AI는 서로 공유돼고 증폭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전 교수가 AI쉐어링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한편 패널토론에서는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이 외식업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대안으로 AI쉐어링을 보고 있다면서 "하나의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면 빠른 속도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서울시와 재단이 디지털 약자에 관심이 많다면서  "사용자중심인공지능이 이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