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월간 서울 역전세 사례 5건 중 1건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입주 물량까지 몰리며 선호 주거지로 꼽히는 강남권에서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전셋값이 하락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7일 프롭테크 기업 호갱노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최근 3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에서 발생한 역전세 건수는 5006건으로 나타났다. 호갱노노는 최근 3개월 동안 거래된 전세가격이 2년 전 같은 기간 동안 거래된 평균 전세 가격보다 낮을 경우 역전세로 분류한다.
서울 전체 역전세의 21.21%인 1062건이 강남 3구에서 등록됐다. △강남구 372건 △서초구 257건 △송파구 433건이었다.
실거래에서도 2년 전과 비교해 많게는 수억원까지 내린 가격에 전세 계약이 이어졌다.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2차 전용면적 147㎡(1층)는 이달 16일 8억1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 평균 전세가격과 비교해 5억6333만원 떨어진 값이다. 저층 매물임을 감안해도 하락 폭이 가팔랐다.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전용 60㎡(5층)는 2년 전과 비교해 2억6213만원 떨어진 3억2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25평형 23층 매물은 지난해 12월 중순 3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 평균 전셋값과 비교해 4억8450만원 낮은 가격이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1차 45평형 13층 매물도 2억7875만원이 떨어진 5억4500만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다.
고금리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입주 물량도 급증하며 주거 선호지역으로 꼽히는 강남3구도 전셋값 하락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서울 입주물량의 40%에 달하는 9691가구가 강남3구에 몰렸다. 당장 2월엔 강남구에서 3375가구가 입주하며 같은 달 인근 동작구에서도 1772가구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
집주인들은 울상이다. 시세가 내려 신규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만으로 기존 세입자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세를 레버리지로 갭투자에 나선 집주인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기존 세입자들에게 하락분만큼 보증금을 돌려주며 재계약을 호소하거나, 돌려주지 못한 금액에 해당하는 이자를 대신 지급하는 '역월세'를 택하는 일도 왕왕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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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3구를 비롯한 서울의 역전세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최근 서울 임대차 거래 5건 중 1건이 역전세"라며 "전셋값 하락은 대출 이자 부담과 입주 물량 등으로 인한 임대차 매물 증가, 거래 활력 저하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이뤄진 것인 만큼 역전세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