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자리걸음을 하던 금값이 올 들어 다시 질주를 시작했다. 국제 금값은 9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금리 인상·물가 상승·달러 상승 3중고가 해소될 조짐이 보이자 다시 금이 안전자산 대안으로 부각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19일 기준 국내 금 한돈의 시세는 32만6000원이다. 1년 전 26만원대에서 약 20%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국제 금 가격은 1907.00달러를 기록했다. 금가격은 지난주 1900달러를 돌파해 지난해 4월29일(1911.70달러) 이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163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11월 반등세로 돌아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이란 기대감이 가시화되면서다.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린 점 역시 안전자산 수요가 달러에서 금으로 이동하게 된 주 요인으로 꼽힌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둔화되면 달러가 약세 전환되고 채권 금리의 상한선도 제한되면서 달러·채권 대비 금의 매력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도 늘어나고 있다. 달러조차 약세를 보이면서 금이 안전자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김소현 연구원은 "환율과 물가 불안정,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신흥국 중앙은행 중심으로 금 매입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금이 안전자산 역할을 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금이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며 투자자들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KODEX 골드선물(H) ETF'의 이달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약 20억원으로 전월 대비 36% 늘었다. 이 ETF는 3개월 새 15.0%, 1개월 새 6.1% 올랐다. 이 밖에도 금 투자 ETF로 ACE KRX금현물, TIGER 골드선물(H)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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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올해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찬영 연구원은 "올해 원자재 톱픽으로 금과 산업금속을 제시한다"며 "1분기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아직 끝난 게 아닌 만큼 변동성이 있겠지만 하반기 이후로는 더 상승 여력이 크겠다"고 관측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