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도우미들 싸움에 신생아 맞아 '뇌진탕'

생활입력 :2023/01/19 11:15

온라인이슈팀

산후도우미 간 싸움에 품속에 안겨 있던 신생아가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업체는 정부 공식 지정을 받았다고 홍보했으나, 이 사건에 대해서는 도우미 개인의 잘못이라고 선을 그었다.

19일 SBS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쌍둥이 부모 A씨는 지난해 11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아기들을 돌보기 위해 정부가 지정한 업체에서 산후 도우미 2명을 고용했다.

산후도우미 2명이 다투는 모습. (SBS 갈무리)

당시 A씨가 잠시 안방에 있던 사이 집에 있던 홈 CCTV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포착됐다.

쌍둥이를 돌보던 산후 도우미들끼리 서로 말다툼을 벌인 것. 산후도우미 B씨(60대)가 다른 도우미 C씨에게 "너 내일부터 오지 마. 초짜는 교체해"라고 말했다.

이윽고 B씨는 C씨의 머리를 향해 주먹을 내리치다 C씨 품에 안겨 있던 아기의 얼굴까지 강타했다.

깜짝 놀란 C씨는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이를 이렇게 때리면"이라고 말했고, 아기는 울기 시작했다.

안방에서 아이 엄마 A씨가 나왔음에도 두 사람의 실랑이는 계속됐다.

B씨는 C씨의 몸을 돌려세운 뒤에도 삿대질하는 등 위협적으로 행동했고, C씨는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B씨 손을 막기도 했다.

A씨는 "아기가 갑자기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가 들리고, 한 분이 '아기를 왜 때려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안방에서) 뛰쳐나왔다"고 설명했다.

산후도우미 2명이 다투는 모습. (SBS 갈무리)

이 사고로 아기는 병원에서 뇌진탕 진단을 받았고, 부모는 곧바로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산후도우미들끼리 싸우는 과정에서 아이가 다친 걸로 보고 아동학대가 아닌 상해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고의가 없었다는 이유다.

A씨는 폭력을 쓴 B씨가 다른 가정에서 다시 일할까 걱정돼 관계기관에 B씨의 소재를 문의했지만,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

이에 따라 B씨가 재판에 넘겨질 경우,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되지 않으면 산후도우미로 재취업할 수 있다.

A씨는 "이분이 또 어디서 근무를 하고 계실지 그것도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자질을 갖춘 사람들만 근무할 수 있게끔 바꿨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해당 산후도우미 업체는 지난해 8월 설립됐으며, 대표를 포함해 상시 근무 직원이 3명에 불과했다. 즉, 산후도우미를 따로 고용해서 운영하는 형태로 보인다.

업체 홈페이지에는 '정부 지원 산후관리사 공식 지정 업체'라고 홍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대해 업체 대표는 "도우미 개인의 잘못"이라면서도 피해 부모에게 여러 차례 사과하고 합의금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산후도우미 업체들이 사회서비스 품질 관리 대상임에 따라 3년에 한 번씩 정부가 위탁한 기관에서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하지만, 이 업체처럼 3년 미만인 곳은 평가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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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00점 만점에서 70점 미만을 받게 되면 '미흡' 등급으로 분류되나, 방문 컨설팅을 받는 게 전부고 별도의 제재가 없어 아이를 믿고 맡겨야 하는 부모들의 두려움만 커지는 상황이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