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대표, '쪼개기후원' 혐의 공판 출석

KT 전 CR부문장 증인 심문 이어져

방송/통신입력 :2023/01/18 18:27    수정: 2023/01/19 10:28

구현모 KT 대표가 국민연금에 이어 여권에서도 경선 과정을 두고 '밀실 담합'이라는 표현이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제가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서 진행된 국회의원 불법 후원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구 대표는 본인의 거취는 물론 조직개편, 임원 인사 계획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두 침묵했다. 

이날 재판에는 맹 모 전 KT CR부문장이 출석해 '쪼개기 후원'을 하는 과정에서 구 대표와 협의했다고 주장했다. KT 경영 전반에 대한 결정을 위해서는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구 대표와 협의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구 대표는 혐의를 부인했다. 

구 대표를 포함한 KT 전·현직 임원들은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상품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고, 국회의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비자금 규모가 11억5천만원 정도였으며 이중 4억3천790만원이 19·20대 여야 의원 99명에게 제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구 대표는 당시 황창규 KT 회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며 대관 담당 임원에게 자금을 받아 자신의 명의로 국회의원 13명을 후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 대표는 올해 초 벌금 총 1천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이날 공판은 검사 측 증인으로 출석한 맹씨에 대한 증인 신문 중심으로 이뤄졌다. 맹씨는 2016년 '20대 국회 대응 방향' 보고서와 참고문건이 황 전 회장에게 제공됐으며, 그 과정에서 구 대표도 해당 내용을 보고 받았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반면 구 대표 측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맹씨가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맹씨는 "2017년 이전의 일은 정확하게 기억하나 그 이후에는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아 어떤 통화를 하고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오는 3월에 마지막 공판기일을 가질 예정이었다. 이날 구 대표가 공판을 한 차례 더 진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며, 4월에도 공판을 한 차례 더 진행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