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양자암호통신 시대 열린다

KT, 제주국제대서 340m 무선양자암호통신 적용...올해 10km까지 확대

방송/통신입력 :2023/01/18 13:33    수정: 2023/01/19 10:28

<제주=윤상은 기자> 유선통신을 넘어 무선 인프라에서 양자암호통신 상용화가 가능한 시대가 열렸다. KT는 제주국제대학교에 양자암호통신을 활용한 무선 공유 플랫폼을 구축했다.

양자암호통신은 빛의 가장 작은 단위인 광자에 데이터를 담아 암호화해 전송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로 꼽힌다. 송수신자 사이에서만 암호를 해독할 수 있어 보안성이 뛰어나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상무는 18일 제주국제대에서 무선양자암호통신 적용 사례를 소개하면서 "1km까지 무선양자암호 전송을 성공했고, 제주국제대에서 340m 거리로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KT는 제주국제대 학생회관과 제7공학관 사이 340m 구간에 무선양자암호통신을 적용했다. 각 건물에 양자암호키 분배(QKD) 장비의 단일광자 송·수신부를 두고 문서 공유 플랫폼을 마련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문서를 암·복호화해 주고 받을 수 있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상무가 무선양자암호통신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영욱 상무는 "양자 컴퓨터 등장으로 기존 보안 체계가 위협을 받아 양자암호통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방식대로 0과 1로 연산하지 않고, 중첩된 여러개 비트를 한번에 연동하기 때문에 기존 암호키를 빠르게 풀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상무는 양자암호통신을 무선으로 구현해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양자암호통신은 광 케이블로 빛을 보내는 유선 방식으로 구현돼왔으나 무선 방식으로 광 케이블을 설치할 수 없는 산악지형, 도서지역, 자율주행차량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양자암호통신을 무선 전송 환경에서 구현하기에 기술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이 상무는 "기존 유선 방식은 광 케이블로 빛을 보내기 때문에 빛이 손실되지 않지만, 무선으로 보내면 공기 중 산란이 심하다"며 "특히 눈, 비가 내리면 빛이 소실될 확률이 높고, 멀리 떨어진 곳까지 정확하게 빛을 보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KT는 제주국제대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 사례를 바탕으로 올해 무선 전송 거리를 10km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상무는 "무선양자암호통신을 먼저 군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군대는 전시나 훈련 상황에서 이동하면서도 정보를 계속 교환해야하는데, 20~30km 거리에서 양자암호통신을 구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T 융합기술원 이민수 선임연구원(왼쪽)과 제주국제대 토목공학과 최원석 연구원(오른쪽)이 제주국제대 학생회관에 구축된 무선 양자암호통신 인프라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무선 양자암호통신은 보안이 중요한 국방·항공·우주·금융·의료·산업 등에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상무는 이에 대해 "만약 병원이 지닌 영상 의료 정보가 해킹되면 큰 문제이지 않겠냐"며 "자율주행차에서는 컨트롤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야 하는데, 이 경우에도 무선양자암호통신이 해킹을 막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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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의료, 금융 분야 등에서 아직 무선양자암호통신이 많이 쓰이지 않는 이유는 장비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면서 "상용화를 위한 비용 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선양자암호통신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장비 소형화 필요성도 높아지는 중이다. 관련 장비를 칩 형태까지 소형화하면 스마트폰에도 무선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