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소화불량과 역류성 식도염 등 각종 소화기질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화불량은 주로 식후 포만감과 복부 팽만감, 상복부 통증, 속 쓰림 등의 증상을 말한다. 명절에는 평소보다 식사량이 늘어나면서 과식과 폭식 위험성이 높다. 이때 위에서 음식을 분쇄하고 이동시키는 소화 운동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위산분비와 소화효소 분비에도 변화도 생긴다. 이로 인해 복부 팽만감이 심해지거나 소화가 안 돼 더부룩한 느낌, 체한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식사량 증가뿐 아니라 음식 섭취 시간이 평소보다 불규칙하고, 자주 섭취하는 것, 잠자기 전 섭취하는 것 모두 생리적인 위 배출 기능을 낮춰 소화불량으로 이어진다.
특히 야식은 소화불량뿐만 아니라 수면 장애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휴를 보내면서 밤늦도록 TV를 보다 보면 야식을 찾는 경우가 많다. 야식을 먹으면 멜라토닌 분비를 감소시키고,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 분비에도 영향을 줘 숙면하지 못한다. 이는 소화 기능에도 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오주현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복부 팽만과 같은 소화불량 증상은 과식·폭식·활동량 감소 등이 있으며 주로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며 “평소보다 폭식과 야식에 노출되기 쉬운 명절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는 팽만감이 더 쉽게 생기므로 식습관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름진 음식, 소화불량 주범
소화불량을 주로 일으키는 음식과 식습관은 고지방 음식·매운 음식·기름에 튀기거나 구운 음식·탄산음료 등 자극적인 음식·과음·유제품·케이크·밀가루 음식 등이다. 이 가운데 명절에 주로 먹는 전이나 잡채 등 기름에 굽거나 조리한 음식을 소화 시키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평소 만성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다면 80% 정도에서 기름진 음식을 섭취 후 팽만감, 복통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시간 차량 이동 시 졸음을 방지하기 위해 섭취하는 카페인 음료, 탄산음료, 과자류도 주의해야 한다. 소화불량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름진 음식과 간식 섭취량을 줄이고 차량 이동 시 스트레칭·휴식하기·껌 씹기 등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다.
평소 소화불량증을 수개월 이상 느꼈다면 기능성 위장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단순 소화불량 증상이 아닌 질환으로 분류되는 만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명절 음식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주로 상복부를 중심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과 하부 위장관 증상을 호소하는 과민성장증후군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기능성 소화불량은 전 국민 중 46%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 만약 명절 연휴 동안 소화기 증상이 유독 증상이 심해지거나 장기간 계속된다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의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오주현 교수는 “명절에 심해지는 소화불량은 특별한 기질적 원인이 없이도 가능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체중감소·피로감·빈혈 등을 동반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면서 “만성 질환자·고령자 등은 위내시경과 복부 초음파 등을 통해 기저질환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급성 충수돌기염(맹장염), 급성 담낭염은 입원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만약 복통 양상이 심하거나 오른쪽 아랫배에 심한 통증이 있고, 누르면 그 부위가 아프거나, 오른쪽 갈비뼈 아래 부위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과음 시 주로 나타나는 급성 췌장염도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 명치 통증 양상이 심하고 몸을 구부리면 완화된다. 이밖에도 고열을 동반하거나 소화불량과 함께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