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로봇 사업에 팔을 걷었다. 지난해 브랜드 상표권과 기술 특허 다수를 출원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로봇 업체에 투자하고 연내 출시할 로봇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연내 보조기구 로봇 ‘EX1’을 출시한다고 최근 밝혔다. EX1은 노인의 운동을 돕는 ‘시니어 케어’ 특화 로봇이 될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로봇 사업은 삼성전자 신성장 동력이며 지속 투자할 계획이다”라며 “올해 안에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해 시니어 케어 등 로봇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로봇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2021년 2월 로봇사업화 테스크포스 팀을 발족한 뒤, 같은 해 12월 정식 사업팀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했다. 지난해에는 상표권과 기술 특허를 다수 등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와 미국·캐나다 특허청에 ‘삼성봇’ 상표권을 등록했다. 삼성봇은 로봇청소기와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 등 AI 기반 로봇을 포괄하는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로봇 기술 특허도 다수 출원했다. 그 가운데 ‘운동보조장치’ 관련이 10건이다. 지난달에는 ‘운동보조장치 및 이를 제어하는 방법’이라는 특허를 냈다. 지난해 3분기에는 로봇 관련 특허만 69개를 출원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협동로봇 제조기업에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시설·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약 589억원을 투자 받았다. 인수 절차를 마치면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의 10.3%를 보유해 2대주주로 오른다.
삼성전자가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사례 가운데 로봇 기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주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협력사를 중심으로 지분을 투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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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삼성전자 로봇사업 진출에 기대가 크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봇 개발 능력과 삼성전자가 보유한 소프트웨어가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단순 협동로봇 분야 협업뿐만 아니라 2족·4족 보행로봇과 기타 가정용 로봇 등 전방위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로봇산업은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로봇산업 전체 매출액은 5조6천83억 원으로 전년보다 2.5% 올랐다. 수출액도 2.3% 올라 1조1천546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