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등에서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600여채를 매수한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 대표 등 전세사기 일당 수십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를 받는 부동산 컨설팅 대표 신모씨와 빌라왕으로 불리는 임대사업자 김모씨, 컨설팅업체 직원과 분양 실장들, 세입자를 모집하는 전세 브로커 등 총 78명을 검거했다. 신씨와 김씨는 구속된 상태다.
김씨 등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인천 등에서 주택 628채를 매수하면서 임차인 37명으로부터 보증금 8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김씨를 구속해 수사하던 중 배후에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 신씨가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후 신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조사했는데, 김씨 외 다른 빌라왕과 관련된 정황도 포착했다. 일례로 서울 강서구 일대서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여채를 매수한 뒤 제주도에서 숨진 정모씨의 배후에도 신씨가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보고있다.
이들은 매물 물색과 임차인 모집, 계약 작성 등 역할을 분담한 뒤 임대차 수요가 높은 중저가형 신축 빌라를 타겟으로 삼았다. 동시진행이 가능한 매물들을 물색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진행은 전세사기에서 흔히 쓰이는 수법으로 임차인이 지급하는 보증금을 매매대금으로 이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동시에 매매를 진행하는 방식이라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주택을 소유하는 전형적인 '무자본 갭투자'다.
신씨 등은 이 과정에서 분양과 컨설팅 수수료 명목으로 1건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수수해 8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일해 전세금만으로 다세대 주택을 매입한다는 사실, 전세금 안에 리베이트 금액이 포함된다는 사실 등을 임차인에게 알리지 않고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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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 구속 이후 빌라왕들과의 공모관계 등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