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국내 게임산업 내 콘솔 시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 몇년 사이 꾸준히 시장 규모를 확장한 분야라는 점과 주요 게임사가 경쟁이라도 하듯이 콘솔로 선보일 굵직한 게임을 준비 중이라는 점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콘솔 게임을 출시하며 국내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섣부른 기대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힘을 얻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국내 콘솔시장 규모는 약 1조 520억 원 수준이며 이는 국내 게임산업 전체 규모의 약 5%에 해당한다.
규모만 두고 본다면 크게 비중이 있는 시장은 아니지만 주목해야 할 점은 성장세다. 지난 2015년 당시 국내 콘솔시장은 정체 게임시장 내 점유율 1.8%에 그쳤지만 지난 2020년에는 6.4% 규모에 달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콘솔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조 78억 원 수준으로 하향한 후 다시 성장세에 접어들며 내년까지 1조1천16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국내 콘솔시장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주요 게임사가 연이어 신작 콘솔게임 소식을 전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대형 게임사의 관심이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백서를 통해 "국내에서도 멀티플랫폼 게임을 개발하며 콘솔 장르에 도전하거나,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대작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증가함에 따라 2023년 이후에는 다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게임사가 올해 출시 예정이거나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게임 라인업에는 굵직한 콘솔 전용 혹은 콘솔을 포함한 멀티플랫폼 게임이 하나씩은 포함됐다.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TL ▲넥슨이 선보일 예정인 데이브더다이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퍼스트 디센던트 ▲넷마블의 나혼자만 레벨업 등 3N으로 구분되는 대형 게임사는 물론 ▲P의 거짓(네오위즈) ▲나이트크로우(위메이드) ▲스텔라 블레이드(시프트업) 등이 올해 안에 출시 예정이다.
여기에 펄어비스가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붉은사막도 국내외 게임시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콘솔 신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국내 콘솔 대작이 글로벌 콘솔 시장 점유율 1.7%에 불과할 정도로 영향력이 미비한 국내 게임시장의 입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의견도 찾을 수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어느 때와 비교해도 올해처럼 국내 주요 게임사가 콘솔게임 출시를 준비 중인 시기는 없었다"라며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이 한계에 달했으며 글로벌 시장. 특히 서구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대작 콘솔게임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게임시장에서 콘솔 시장은 전체 파이의 약 21% 가량을 차지하며 규모는 약 6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꾸준히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면 국내 게임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굵직한 게임이 기대작 라인업에 포진하고 있는 것과 국내 콘솔시장 성장은 별개로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어디까지나 콘솔 시장에서는 도전자 입장이며 이용자 성향과 시장 내 마케팅 방법도 달리 가져가야 하기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응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이어진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게임백서를 통해 "콘솔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으로 국내 게임 회사들도 콘솔 게임 개발에 대부분 한 차례 이상은 시도했지만,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실험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라며 "향후 물가 상승과 더불어 하드웨어 스펙도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만큼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게임의 개발 비용 역시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이기에, 국내 개발사들이 글로벌 개발 수준에 발맞출 수 있도록 글로벌 콘솔 시장의 트렌드 분석과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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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콘솔 이용자와 모바일게임 이용자는 게임을 즐기는 성향이 꽤 다르다. 멀티플레이만큼이나 싱글플레이에 대한 비중이 높고 이런 기조는 지난해에 더욱 강하게 드러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과금 체계를 살펴봐도 역시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반감이 더욱 크다. 이는 서구권 콘솔 이용자에게서 더욱 강하게 드러나는 점이기도 하다. 멀티플레이에 기반하고 확률형아이템으로 수익모델을 내세웠던 게임을 주로 개발했던 게임사라면 콘솔 시장 진입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는 요인이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