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원덕 행장의 어깨가 무겁다. 작년 3분기 1천382억원 차이로 당기순이익 면에서 시중은행 업계 3위를 거머쥐었지만, 이를 수성하는 일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작년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3천820억원. 하나은행이 2조2천438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3위 자리는 1천억원 차이로 뒤집혔다. 우리은행이 대출로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하나은행을 뛰어넘으면서 3위 자리가 판가름났다.
문제는 이자 장사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당장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업권에 무분별한 금리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고, 은행 차원서 건전성 관리 측면서 금리를 무한정 올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자가 아닌 다른 수익에서 하나은행을 '압도'해야만 3위 수성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난다.
가장 먼저 눈을 돌릴 수 있는 것이 수수료 수익이다. 우리은행의 작년 3분기 수수료 수익은 5천340억원으로 2021년 3분기 7천990억원과 비교해 33.2% 줄어들었다. 수수료 수익면만 본다면 하나은행이 지난해 5천950억원으로 우리은행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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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2021년과 같은 수치로 회복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될 게 없지만, 은행을 통해 판매되는 신탁이나 방카 수수료는 나날이 감소세다. 여기에 신한은행이 모바일 및 인터넷 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를 내걸면서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 이용 수수료도 대폭 확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우리은행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횡령'사건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도 이원덕 행장의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이원덕 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성장을 멈출 수는 없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해 나가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그래서 성장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이원덕 행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