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 식고 채권 투자 뜬다…개미들 '우르르'

예금금리 4%대로 후퇴…인상 가능성도 작아

생활입력 :2023/01/09 10:01

온라인이슈팀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주춤하면서 자산가들의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동안 고공행진했던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채권이 안정적인 상품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예금과 달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자금 계획과 투자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사진=뉴시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때 연 5%대로 치솟았던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4%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이에 채권에 대한 자산가,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2개월) 금리는 연 4.00~4.36%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기예금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예금금리에 선반영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가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식시장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젊은 투자자들도 예금보다 공격적 투자가 가능한 채권 투자에 나섰다.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해진 점도 진입장벽을 낮췄다.

게다가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유예되면서 채권 매매차익은 비과세가 적용된다. 앞서 금리가 낮았던 시기, 채권 가격이 높았을 때 발행된 채권은 현재 가격이 하락한 상태다. 1~2년 후 금리가 내려간다면 매매차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1금융권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가 4%대 정도지만 채권은 금리에 따라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금융소득이 많은 경우 채권 투자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도 함께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되지만 예금과 달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한수연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채권은 주식보다 변동성이 적다고 생각하지만 금리가 급등했던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듀레이션(잔존만기)이 긴 채권은 주식보다도 손실이 더 컸다. 듀레이션이 길면 변동성이 커지는 셈"이라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이 빗나갈 경우에도 채권 투자가 위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부센터장도 "금리 흐름이 예상을 벗어나더라도 버틸 수 있는 여유가 있는지 본인의 자금 스케줄과 투자 경험 등을 고려해 채권 투자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 경제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량등급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팀장은 "경제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채와 한전채, 미국 국채 등 초우량 등급의 채권이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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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시중에 자금이 없다 보니 지금은 등급이 조금만 떨어져도 채권 금리가 매우 높다"며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부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너무 낮은 등급의 채권은 금리가 높고 단기채라 하더라도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