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電 사장 "흑자성공한 전장사업, 고속도로 진입했다"

[CES 2023] 전기차 충전사업·플랫폼-콘텐츠 강화로 체질 개선..."올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

홈&모바일입력 :2023/01/08 10:00    수정: 2023/01/09 08:50

[라스베이거스(미국)=이나리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신성장 동력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미래 비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밝히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날 간담회에는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사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부사장, 장익환 BS사업본부장 부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 등도 참석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6일(현지시간) ‘CES 2023’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미래 비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사진=LG전자)

올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미디어 간담회가 진행되기 하루 전, 6일(한국시간) LG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작년 4분기 매출 21조8천597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5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91.2% 급감했다고 밝혔다. 작년 연간 매출액은 83조4천69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연간 영업이익은 3조5천472억원으로, 전년(4조580억원) 보다 12.6% 감소했다.

조주완 사장은 “올 상반기까지 실적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3분기부터 개선되고 내년 1분기에 다시 안정화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미 시장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이어진 물류비, 원재료비 인상은 제조업체에 큰 부담을 줬는데, 지난 4분부터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조 사장은 “물류비 인상 악재가 지난 4분기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올 3분기에는 숨을 돌릴 수 있고, 내년 1분기부터 안정화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며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며 “다만 위기 상황에서도 기회는 늘 있었으며, 기회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을 가지고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 있는 사업 구조를 만들어 가겠다”라며 “기존 사업은 사업 모델과 방식의 변화를 통해 한계를 돌파하고 신사업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외부 역량을 결집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장사업 10년 만에 턴어라운드…올해 첫 10조원 매출 예상  

LG전자는 지난해 전장사업이 10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 단계로 진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전장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하고 고속도로에 진입했으니 이제 액셀을 밟을 일만 남았다”고 표현했다. 이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합하는 소프트웨어(SW) 기반 차세대 IVI(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전기차 구동부품도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를 인수하고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 충전 솔루션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다.

LG전자는 6일(현지시간) ‘CES 2023’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미래 비전과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좌측부터) 장익환 BS사업본부장 부사장, 류재철 H&A사업본부장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 부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은석현 V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작년에 이어 성장기조는 올해도 이어질 것 같고 올해 처음으로 10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장사업은 여러가지 인더스트리가 접합되고 있는데, 그런 관점에서 LG전자는 전통적인 전장 업체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점이 많다”며 “기존 티어1 업체들은 OEM으로부터 주문받는 방식에 익숙하다면 LG전자는 고객 경험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문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 부사장은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에 이르는 수주잔고는 향후 LG전자 전장 사업이 성장하는데 큰 밑받침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연장선으로 지난해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를 인수한 데 이어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SW 영역인 관제와 HW 영역인 충전기 개발 및 생산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최근 전장부품 업체 마그나와 협력을 체결했다. 양사는 인포테인먼트와 ADAS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차세대 자율주행 솔루션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콘텐츠 강화로 '프리미엄 TV' 점유율 확대 

LG전자는 프리미엄 TV와 업가전에서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해 사업 체질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은 “불경기로 TV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급감했지만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꾸준히 늘리고 있다”라며 “TV 사업은 디바이스 중심에서 플랫폼, 광고 콘텐츠 제휴 등이 적용되면서 이미 체질개선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광고 기반 무료방송 서비스 LG 채널 등을 필두로 하는 웹OS 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맞춤형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LG 피트니스(홈트레이닝), LG 아트랩(NFT 아트 플랫폼) 등의 콘텐츠는 이번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차별성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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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OS 플랫폼의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재작년 초 인수한 미국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알폰소’는 지난해 영국, 그리스 법인을 신설하며 독자 ACR(Automatic Content Recognition) 솔루션의 글로벌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사장은 “BS사업부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사업은 학교, 기업 등의 버티컬 시장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성장했고, 로봇도 물류 분야에 공급되고 있어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용 절감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