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충북 청주에서 상경해 서울 관악구에서 자취하는 취업준비생 김혁진(28)씨는 집안이 넉넉지 않은 탓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있지만 짜장면값도, 김밥값도 많이 올라 지출이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청주 본가에서 음식을 잔뜩 싸 와 도시락을 만들어 점심을 버티고 있다. 그는 "최근 지하철 이용료도, 전기세, 가스요금도 오르는데 외식 비용까지 오르니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 서울 중구에서 자취하는 사회초년생 장모(26)씨도 최근 들어 TV에서 듣던 '물가 상승'을 체감 중이다. 얼마 전까지는 부모님과 함께 살며 집밥을 먹었지만 취업 후 자취를 시작해 스스로 밥값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장씨는 "한 끼만 사 먹어도 기본 1만원 이상이니 나가는 돈에 손이 덜덜 떨린다"고 푸념했다.
지난해부터 고물가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주요 먹거리 품목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서민 가계 부담이 큰 폭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음료 판매업계는 이번달부터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코카콜라는 편의점 판매용 코카콜라 350㎖ 캔 제품과 코카콜라제로 355㎖ 캔 제품 가격을 종전 1900원에서 2000원으로 100원(5.2%) 인상했다.
동원F&B는 슬라이스 치즈 31종, 피자치즈 11종, 스낵치즈 1종 등 47개 품목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롯데칠성음료는 델몬트 상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지난 1일 실시했고 해태에이치티비는 썬키스트 훼미리를 2월1일부터 인상한다.
지난해 3~4분기에도 라면, 김치, 스낵, 유제품 등의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된 바 있다.
물가 상승이 지속되자 자장면, 김밥 등 서민 먹거리 가격도 지난해 연초와 비교해 상당 폭 뛰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기준 대표 외식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같은 해 1월보다 최대 13.8%까지 올랐다.
연초 대비 연말 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품목은 자장면으로 지난해 1월에는 5769원이었지만 12월에는 6569원(13.8%)이었다.
삼겹살(200g 환산 기준)도 지난해 1월 1만6983원이었으나, 12월에는 12.0% 오른 1만9031원에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 중 하나인 김밥도 2769원에서 3100원으로 11.9% 올랐다. 직장인들의 점심 단골 메뉴인 김치찌개 백반도 지난해 1월 7077원에서 12월에는 5.9% 인상된 7500원을 기록했다.
이 밖에 삼계탕(11.2%)과 칼국수(9.8%), 비빔밥(7.9%), 냉면(7.8%) 등도 모두 연초와 비교해 값이 크게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물가는 1992년(10.3%) 이후 30년 만에 최대 상승률인 7.7%를 기록했다.
새해를 맞은 시민들은 외식 물가 상승으로 연초부터 주머니 걱정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전역해 대학 복학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신민기씨(22)는 "최근 군대에서 전역해 모임도 잦은데 밥 한 끼에 인당 1만원에서 2만원은 쉽게 깨진다"며 "오히려 군대가 좋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돈이 마구 나간다"고 푸념했다. 그는 "복학해서는 그나마 값이 싼 학식만 먹으려고 한다"고도 말했다.
수도권 지역 맘카페에서도 껑충 뛰어오른 외식 비용에 장을 볼 때마다 식재료를 들었다 놓기를 반복한다는 내용의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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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은 "주말에 친구 부부와 함께 삼겹살 파티를 하려고 했는데, 돼지고기부터 깻잎, 마늘, 양파 등 안 오른 품목을 찾기 힘들 정도로 가격이 뛰었다"며 "결국 14만원 어치를 구매하고 괜히 파티를 한다고 후회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