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 10월 서비스 먹통 사태와 관련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소 3만원 이상의 현금을 보상한다.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론,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내년 지급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10월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먹통 사태 보상안을 29일 발표했다.
유료 피해 접수건수 1만4천918건·무료 1만3천195건
카카오가 피해 보상 마련을 위해 발족한 ‘1015협의체’는 공식 채널을 통해 접수된 10만5천116건 중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 접수 건을 제외하고, 83.1%에 해당하는 8만7천195건의 사례를 분석했다.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로 가장 많았고, 소상공인 20%, 중대형 기업 0.2%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사례 중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천918건(17.1%), 무료 서비스 중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약 1만3천195건(15.1%)으로 집계됐다. 또 이 외 접수된 5만9천082건(67.8%)은 금전적 피해와 무관한 문의와 의견, 항의, 격려 등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는 지난 10월19일부터 지난달 6일까지 1차례 연장을 거쳐 총 19일간 서비스 장애 피해 사례를 접수받았다. 아울러 공식 카카오톡 채널(친구 수 약 2만900만명)과 카카오 비즈보드 등을 활용해 가능한 많은 이용자가 피해 접수 기간을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 소상공인연합회 채널을 통해 접수된 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대체 서비스가 존재하는 경우 등 장애와 개별 피해 간의 뚜렷한 인과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직접적인 피해가 큰 경우 별도 과정을 통해 개별 지원을 검토하고, 그 밖의 경우는 카카오가 이용자들의 생활과 비즈니스 활동에 불편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회적 책임 차원의 일괄 지원을 결정했다.
카카오 위원으로 협의체에 참석한 송지혜 카카오톡 부문장은 “협의체는 접수된 피해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각 단체를 대표하는 위원들과 함께 개별 사례를 수차례 검증 및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이번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와 국회 여야 관심과 지원 역시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무료 이용자 대상 내년 1월 이모티콘 제공
피해 지원은 카카오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일반 이용자와 서비스 장애로 영업에 피해를 입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구분해 진행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향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카카오 약속과 사과의 의미를 담아 이모티콘 총 3종(영구 사용 1종, 90일 사용 2종)을 제공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해당 이모티콘은 내년 1월5일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협의체 합의 사항 외 서비스 장애 원인과 재발 방지책을 담은 ‘다짐 보고서’와 중소사업자, 농수산물 생산자를 연결해주는 임팩트 커머스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사 쿠폰 2종(2천원, 3천원),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이용자들에게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소상공인 손실 규모…50만원 이하 '3만~5만원'
피해 접수한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매출 손실 규모액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한다. 소상공인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 점유율 등을 반영해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협의체는 소상공인들의 피해 접수 사례를 분석한 뒤 피해 접수 금액 중앙값을 고려해 지원 구간을 결정했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와 피해 입증 과정을 통해 추가 지원을 고려할 방침이다. 이번 피해지원을 위한 별도의 고객센터도 운영한다. 소상공인 확인서, 매출 피해 입증 자료, 서비스 활용 영업 입증자료 등 제출된 서류를 기준으로 추가 접수된 사례 검토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연합회 제안에 따라 카카오는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 캐시 프로그램’을 신설해 전체 소상공인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5만원 상당의 무상 캐시를 지급한다. 카카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이 카카오톡을 통해 신규 매출을 창출하고 고객을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제안한 소상공인 대상의 추가 피해 접수도 2주간 진행될 예정이다. 추가 접수 일정과 방식은 추후 소상공인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된다.
게임즈·모빌리티·엔터·페이 등 계열사도 지원책 마련
카카오 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주요 계열사도 이번 장애로 인해 피해를 본 파트너들을 위해 지원책을 마련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제휴된 PC방 사업체에 대한 혜택 강화를 통해 게임 이용자 PC방 방문, 이용 시간 증가를 유도하고 지역 PC방 오프라인 대회와 동네PC방 오프라인 이벤트 활성화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PC방 접속 장애에 대한 보상으로 PC방 요금상품인 D코인(장애 발생 전주 기준 3배 무료코인)을 약 5천700개 매장에 지급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장애 기간 중 운행에 불편을 겪은 택시·대리운전기사 회원들에게 여러 형태의 보상과 지원을 실행한 바 있다. 먼저 카카오 T 택시유료 구독 서비스 가입 기사들에게 장애 발생 시간의 3배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포인트로 보상했으며, 장애 시간동안 운행된 가맹택시 수수료를 받지 않았다.
현재 택시 업계 단체들과 공급자들을 위한 지원 역시 논의하고 있다. 대리운전 유료 서비스 가입 기사들에게도 장애 발생 시간의 3배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포인트로 보상했으며, 전국 대리운전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해 지급 대상에 해당되는 대리운전 기사 회원들에게 2만5천원에서 5만원 감사 포인트와 최대 1만원의 교통 지원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 작가, 콘텐츠제공사업자(CP)를 지원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 이용자를 대상으로 지난 10월 플랫폼당 3천캐시씩 지급했다. 이용자들에게 지급된 캐시는 작품 열람에 사용됐고, 발행처와 창작자에게 정산되어 수익 상승에 기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카카오페이는 내년 상반기 소상공인들의 사업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판로 확장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올해 서울시와 함께 지원한 풍수해보험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보험료 일부를 기부함으로써 소상공인들의 생활 안정에 기여할 예정이다.
협의체는 전문성과 객관성, 타당성 등을 토대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접수된 피해 사례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기준과 정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실증 데이터 10만건을 분석해 소비자와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피해보상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국민 실생활과 직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가 소비자와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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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난설헌 교수는 “협의체에서 다양한 불편 사례들을 검토하고 합당한 지원 방안을 고심했다”면서 “전 국민이 이용하는 온라인서비스의 막대한 책임뿐 아니라 공정과 상생 의미, 균형점을 살피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번 피해지원은 서비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사회가 우리에게 던진 질문들에 답해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며 “새해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실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