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3'이 다음달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전시회는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18만6000㎡)로 전시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73개국에서 3000여개 기업이 전시회에 참가하며, 약 1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참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3000개 이상의 언론사가 미디어 등록을 마쳤다. 주최 측인 CTA(소비자기술협회)는 이전 전시회 보다 규모가 50% 커졌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가전 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그룹 8사, 현대모비스, HL만도, 현대중공업, 롯데정보통신, 롯데헬스케어, 바디프랜드 등 550개사가 참가한다. 지난 CES에 참가했던 현대차, 기아, 두산, 코웨이 등은 불참하기로 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올해 불참했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복귀한다.
이번 CES에서는 주력해온 가전(스마트홈, 스마트시티), 자동차(모빌리티) 외에 웹3.0&메타버스, 헬스케어, 푸드테크 등 주제의 전시회가 이전보다 규모가 커진 점이 눈에 띈다. 팬데믹 이후 건강 분야에 관심이 커지면서 디지털 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5G, 로보틱스&드론, 스타트업, NTF(대체 불가능 토큰), 스페이스 테크놀로지, 인공지능, 여행&투어리즘 등 세분화된 주제로 전시회가 마련됐다.
국내 주요 기업이 CES 2023에서 선보이는 기술을 알아보자.
프리미엄 가전·초연결 스마트홈으로 '승부수'
가전 업계에서는 이번 CES에서 프리미엄 가전과 초연결을 강조한 '스마트홈' 가전을 대거 선보인다. 최근 글로벌 소비시장 침체로 가전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프리미엄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CES 전시회에서 프리미엄 주방 가전 ‘인피니트 라인’을 전시한다. 이를 시작으로 올해 2월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인피니트 라인을 내년 1분기 프랑스·독일·영국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연내에 미국·멕시코·태국·호주 등 해외 각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게이밍 시장을 겨냥한 43형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7’도 처음 공개한다. 또 마이크로 LED TV, 8K TV 등도 전시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 2세대’ 라인업을 CES에서 처음 공개할 예정이다. 2016년 초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처음 선보인 후 7년 만에 2세대 제품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LG전자는 올 초 국내에 출시했던 'UP가전'을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해 '씽큐업(ThinQ UP)'이란 새로운 브랜드로 전시회서 공개한다. UP가전은 구매한 후에도 'LG 씽큐 앱'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가전 브랜드다.
또 LG전자는 디자인을 단순화해 유행을 타지 않는 '미니멀 디자인가전'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5종을 전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무채색 계열에 물리적 버튼, 장식적 요소, 손잡이 등을 최소한으로 줄였고, 계속 기능을 업데이트할 수 있는 UP가전으로 출시된다. 그 밖에 LG전자는 97형 올레드(OLED) TV, 앱에서 터치로 패널 색상을 바꿀 수 있는 무드업 냉장고, NFT(대체불가토큰) 기술로 만든 디지털 가상신발 '몬스터 슈즈', 스타일러 슈케이스·슈케어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표는 전시회 개막 전날인 4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미래 전략을 소개할 계획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를 주제로 확장된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 경험을 발표한다. 조주완 LG전자 사장도 같은 날 고객 경험 확장을 위한 혁신 방안 등 LG전자의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모빌리티 위한 전장부품·차량용 디스플레이
모빌리티와 전자장비 등 미래 기술로 떠오르면서 가전 전시회인 CES가 전장 전시회로 변화된 지 오래다. 매년 CES 전시회에 참가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에 참가하지 않지만, 현대모비스, HL만도 등 전장부품 기업이 자리를 매꾼다.
현대모비스는 역대 가장 넓은 780㎡(약 236평)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현대모비스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의 자율주행차 '엠비전 TO'과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를 위한 차량 '엠비전 HI'을 각각 공개할 예정이다. '엠비전 TO'는 차량의 전·후측면에 위치하는 4개의 기둥에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센서와 e-코너 모듈, 혼합현실(MR)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융합한 차량이다. '엠비전 HI'은 차량 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을 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CES에서 처음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부스를 마련하고 차량용 제품 소개에 주력한다. 이곳에서 P-OLED(플라스틱 OLED), LTPS(저온다결정실리콘) LCD, 무안경 3D 계기판, 시야각 제어 기술 등 혁신적인 차량용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CES 2023 혁신상을 받은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도 함께 전시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CES에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미래선박의 모습부터 친환경 저탄소 연료 추진기술, 해상운송 네트워크 최적화 해양 데이터 플랫폼 등을 공개한다.
해외 기업에서는 BMW, 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폴스타, 보쉬, 마그나, ZF, 콘티넨탈 등 자동차 제조업체, 부품업체 들이 참가한다. CES 개막식 기조연설에는 올리버 지프세 BMW그룹 회장이 발표에 나선다.
탄소감축(ESG) '친환경 테크'가 대세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친환경 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SK그룹은 '행동(함께, 더 멀리, 탄소 없는 미래로 나아가다)’을 주제로 통합 전시관을 마련했다. SK, SK이노베이션, SK E&S,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에코플랜트, SKC, SK바이오팜 등 8개 관계사가 참가해 40여개에 이르는 친환경 기술을 소개한다.
SK시그넷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아톰파워의 전기차충전기와 솔리드스테이트서킷브레이커(SSCB, 전력반도체로 제어되는 회로 차단기), 테라온의 나노탄소 발열필름, SK텔레콤의 도심항공교통(UAM), AI반도체 사피온, 신재생 에너지 가상 발전소 등이 대표적이다.
차세대 기술 메타버스·헬스케어 주목
롯데그룹은 이전보다 3배 이상 규모를 키운 전시관(432㎡)에서 메타버스 서비스,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 등 신사업을 선보인다.
롯데정보통신은 '메타버스 존'에서 자회사 칼리버스와 함께 HMD(Head Mounted Display) 기반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융합된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전시하고, '전기차충전 존'에서는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중앙제어의 전기차 충전 플랫폼 '이브이시스(EVSIS)'를 소개한다.
롯데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을 CES에서 첫 공개한다. 캐즐은 진단과 개인별 추천을 통해 구매까지 이어지는 헬스케어 전문 플랫폼이다. 향후 상용화될 버전에서는 진단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유전자 검사, 의료 데이터, 라이프 로그 등 다양한 정보를 추가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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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은 수면 진단 기술을 선보인다. 에이슬립은 최근 LG전자와 수면 진단 기술을 결합한 제품 연구 개발을 협약한 업체다.
그 밖에 국내 스타트업들도 CES에 대거 참가해 메타버스, AI, 디지털 헬스케어, 로봇 등의 기술을 알린다. 서울시와 중소벤처기업부의 통합관 K스타트업(KSTARTUP관)에서는 약 50개 스타트업이 참가하고, 삼성전자의 C랩 부스에는 삼성이 육성하는 12개사의 스타트업들이 참가해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