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의 '네카오'...수장 교체부터 서비스 먹통까지

글로벌 진출에 방점…카카오 사모펀드 매각설·데이터센터 화재 등 수난

인터넷입력 :2022/12/29 08:45    수정: 2022/12/29 08:46

최다래, 김성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대표 교체·해외 시장 공략·데이터센터 화재 등으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올해 네이버는 1981년생 '워킹맘' 최수연 대표를, 카카오는 남궁훈·홍은택 각자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이했다. 현재는 데이터센터 화재 책임을 지고 남궁 대표가 사퇴한 뒤, 홍 대표가 카카오를 이끌고 있다.

콘텐츠와 커머스 사업을 필두로 글로벌 기업 도약에 힘쓰는 네이버와 함께 카카오도 '카카오표 메타버스'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장시간 장애가 발생한 카카오는 우선 피해 원인 분석과 보상에 집중하고 있다.

① 대표 교체

네이버, 카카오 모두 대표 자리에 변화를 줬다. 네이버는 '젊은 인재' 최수연 글로벌 사업 지원 총괄에게, 카카오의 경우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각각 지휘봉을 건넸다. 

카카오의 경우, 류영준 대표 내정자 등 임직원 스톡옵션 대량매도 사태부터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해결 과제가 산적했던 만큼, 내부 사정에 정통한 남궁 대표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사진=지디넷코리아)

② 글로벌 기업 도약 목표...신사옥도 공개

두 신임 대표는 취임 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청사진을 선보였다. 최수연 대표가 제시한 비전은 '글로벌'. 최 대표는 "아마존, 메타 등 10억명 이용자를 확보한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했다. 최 대표가 꺼낸 카드는 콘텐츠와 커머스.

미국 상장을 준비 중인 네이버웹툰은 일본에 이어 북미, 유럽, 동남아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미 북미 지역에서 '웹툰' 서비스를 운영해,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천250만명을 확보했다. 지난 10월엔 프리미엄 웹소설 플랫폼 ‘욘더’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네이버 왓패드웹툰스튜디오에서는 120개 영상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커머스 분야의 경우, 개인간거래(C2C)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0월 북미 패션 C2C플랫폼 포쉬마크를 16억달러(약 2조3천억원)에 인수하고, 지난달엔 손자회사 크림에 500억원을 출자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울러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에도 참전, 현지 관계자에게 네이버랩스의 디지털트윈 기술 등을 시연하며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차관 등이 네이버 신사옥 1784를 방문해 건물에 적용된 디지털트윈, 로봇, 인공지능,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술을 소개받기도 했다.

남궁 대표도 카카오만의 차별화한 메타버스 사업을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표명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식재산권(IP)과 카카오브레인 기술력을 곁들여, ‘카카오표 메타버스’를 구축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것.

카카오톡을 테스트베드 삼아, 오픈채팅과 프로필을 활용해 지인 기반 서비스에서 해외 이용자까지 한데 모으겠다는 게 남궁 대표 전략. 그 결과 이달 초 카카오톡에 ‘공감 스티커’ 기능이 추가됐다.

또 남궁 대표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며,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 5년간 총 3천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해 소상공인, 플랫폼 종사자 등 파트너들과 상생한다고 발표했다.

왼쪽부터 네이버 1784, 카카오 판교 아지트.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나란히 신사옥을 공개하기도 했다.

로봇친화형 빌딩으로 건축된 네이버 신사옥 1784는 5천억원을 들여 올해 4월 완공됐다. 지난 6월 개방 이후 약 51개국 2천500명이 이 건물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알파돔시티에 구축한 카카오판교아지트는 지하 2~7층, 지상 1~15층 규모로 올해 7월 공개됐다. 카카오판교아지트에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벤처스, 카카오헬스케어 등 계열사도 입주해있다.

③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데이터센터 화재

네이버와 비교했을 때, 카카오는 올 한해 바람 잘 날 없는 여정을 보냈다. 올 중순부터 삐거덕거렸다. 택시 호출 시장 우위를 점하던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이슈 때문인데, 인수 주체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라는 점이 국민 공분을 샀다.

카카오가 서비스 운영보다 돈을 버는 데만 무게를 두며, 사회적 책임을 소홀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두 달여간 옥신각신한 끝에 매각 철회로 마침표를 찍었지만, 카카오를 향한 시선은 더 따가워졌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커머스 사업을 진두지휘해온 홍은택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이 각자 대표 자리에 앉았다.

사업 부문은 남궁 대표가, 대외적인 업무는 홍 대표가 각각 맡아 성장과 상생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밑그림을 그렸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나 또 한 번 사달이 났다. 지난 10월15일 카카오가 입주한 경기 성남시에 있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불이나 카카오톡을 비롯한 주요 서비스가 모두 먹통이 돼, 전국이 마비됐다. 완전히 정상화하는 데 걸린 시간은 127시간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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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간 이중화와 운영 관리 도구 이원화가 미흡했고, 장애 대응 인력 자원이 부족한 점이 서비스 장애 원인으로 꼽혔다. 화재 발생 닷새 후, 카카오는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남궁 대표는 사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진사퇴했다.

취임한지 205일만이다. 남궁 대표는 현재 카카오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