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PC 시장 '잔치 끝'...출하량 3억대 붕괴 현실화

[2023 전망] 中 코로나19 출구 전략으로 새해 1분기 출하량 하락 우려

홈&모바일입력 :2022/12/31 13:46    수정: 2022/12/31 13:48

PC 시장은 2020년 이후 2년간 연 출하량 3억 대를 넘기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IDC, 가트너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올해 완제PC 출하량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올 3월 이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양적 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이를 잡기 위한 각국 금리 인상 등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등장했다. 그 결과 올 2분기부터 출하량이 급감했다. 올 3분기 출하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줄어들었다.

2023년부터 PC 시장 침체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사진=픽사베이)

여기에 중국이 코로나19 관련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서 내년 1분기 생산 차질도 우려된다. 내년 한 해 전세계 완제PC 출하량은 3억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 올 상반기만 해도 3억 2천만대 선 예상...현실은 '3억 턱걸이'

IDC가 지난 6월 내놓은 올해 완제PC 출하량 예상치는 3억2천120만 대였다. 그러나 올 1-3분기 완제PC 출하량은 약 2억 2천605만 대다. 코로나19 범유행 직전인 2019년 동기, 혹은 코로나19 범유행이 시작된 2020년 동기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올 4분기 출하량이 코로나19 범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 출하량(7천262만 대)을 넘어서면 3억 대 선을 지킬 수 있다. 특히 4분기는 전통적으로 3분기 대비 출하량이 더 많았다.

2019년 1분기-2022년 3분기 전세계 PC 출하량 추이. (자료=IDC)

결과적으로 올해 완제PC 출하량은 3억 대를 조금 넘기거나 3억 대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에서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도 이 정도 수준의 출하량이 유지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 중국 '제로 코로나' 폐기, 1분기 출하량에 영향 우려

2020년 이후 PC 시장은 중국 내 각종 부품 생산 업체와 완제품 위탁생산(ODM) 업체의 조업 중단, 부품·완제품 수송 등 공급망 문제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일례로 지난 2020년 1분기 출하량은 5천400만 대로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이 PCR 전수검사와 봉쇄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며 내년 1분기 노트북 출하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폭스콘의 중국 정저우 공장(사진=폭스콘)

지난 20일(현지시각) 대만 디지타임스는 "규제 완화 이후 중국 내 노트북 부품 생산 업체 중 일부는 노동자 중 절반 가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조업을 중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국내 조립PC 시장은 이미 침체기

완제PC는 물론 조립PC 판매량도 올 하반기부터 급감했다. 암호화폐 폭등 랠리가 끝나자 그래픽카드 가격이 급락했고 인텔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 등 새 프로세서 출시도 있었지만 추가 수요를 이끌어 내는데는 실패했다.

AMD AM5 소켓에 장착된 라이젠 9 7950X 프로세서. (사진=AMD)

대형 매장을 운영하던 일부 업체는 규모를 줄이는 한편 한계점에 이르러 폐업을 선택한 업체도 적지 않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요즘은 오히려 PC 주문이 들어오는 것이 신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프리미엄·게임용 제품에 집중...조달 시장도 '기웃'

주요 PC 제조사들은 다음 달 초 CES 2023을 시작으로 최신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성능·경량 OLED 노트북, 게임용 데스크톱PC·모니터 등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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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제조사들은 2023년에 게임용 고성능 데스크톱PC와 주변기기 등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보급형 제품 수요는 온라인 학습이 지속되었던 지난 해 상반기를 정점으로 거의 소멸했다는 것이 이들 업체 판단이다. 국내 한 중견 업체 관계자는 "인텔 12세대·AMD 라이젠 5000 시리즈 등 전 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재고 제품을 최대한 정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중소규모 PC 업체들은 지난 2020년 진행된 정부·공공기관 조달 사업으로 납품한 PC 교체 수요를 노린다. 조달 사업은 납품 후 3년간 유지·보수가 진행되며 이후 공개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며 연간 40만 대 정도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