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車 시대 오는데 부품 전동화 전환 태부족…"더 늦으면 도태 당해"

"2030년 내연기관 부품업체 30% 감소" 전망…전기차 국산화율 매우 낮아

카테크입력 :2022/12/27 08:38    수정: 2022/12/27 13:21

국내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부품사들의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하지만 업계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패러다임의 전환이 미래 산업의 핵심 축인 만큼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관련 부품 업체들도 사업 재편에 나서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쌍용자동차, GM, 르노코리아 등 완성차 기업이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전환 구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자동차부품 인증지원센터, 기사와는 무관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전기차로 전환을 시도한다. 쌍용은 35년만에 ‘KG모빌리티’로 명칭을 변경하고 내년 하반기 전기차 출시 이후 전기 픽업트럭까지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GM은 전기차 대중화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한국 사업장을 재편하는 등 사업 전환에 나섰다. 르노 코리아는 내년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전기차 전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부품 업계의 사업 재편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내연기관 중심 부품기업은 2019년 1천668곳에서 2030년이 되면 1천168곳으로 500곳이 줄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는 완성차업체 중심의 수직계열화한 산업구조와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특성을 보인 가운데 국산화율이 95%에 이르는 내연기관 부품산업과는 달리 미래차 부품산업은 국산화율·기술 수준이 부족하고 공급망이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부품 업체들의 빠른 사업 재편은 말 그대로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앞서 미국과 중국, 유럽에 비해 전기차 전장업체 점유율이 낮고 관련 인력도 태부족한데다 아직도 전기차 전환에 회의적인 의견이 많아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전장 부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정부 통계로는 5%라고 한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14%이고 미국은 20%가 넘는 거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유럽도 그사이에 들어가면 우리를 제외한 나머지가 14% 이상이라고 치면 점유율 자체가 너무 낮은 상황이라 미래 경쟁력이 전무한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적인 구조조정과 개편은 불가피한 상황이고 업계 내부에서도 전기차 전환에 회의적인 의견이 최근까지 있어 산업 변화에 결속력이 부족한 점도 있었고 미래 전문 인력도 육성이 힘든 점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부품사의 영업이익은 계속 하락하고 있어 대처할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기업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대기업은 12.9%,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7.2%, 17.9%로 증가해 외형적 지표는 개선됐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2.9%로 전년동기대비 0.2%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감소가 컸다. 전년동기대비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대기업 4.5%, 중견기업 12.2%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은 2분기 적자에 따라 7.4% 감소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품사들은 전동화 전환으로 적극 투자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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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부품사는 대기업들부터가 수조원의 매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매우 낮다. 박리다매 형태인 수익구조상 연구개발(R&D)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친환경부품으로 옮기려면 시스템이나 각종 기계 장치를 다 새롭게 바꿔야 하는데 이런 모든 것을 능동적으로 해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맡겨놓기만 해서는 안 되고 중앙정부와 지자체, 산학연구관이 나서서 전환에 대한 연구를 내는 등 협동을 해서 한꺼번에 이뤄져야 한다. 점점 더 전동화가 가속화되는 추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