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해외 진출·콘텐츠 경쟁력 확대로 생존 모색

[2023 전망] 웨이브 글로벌 사업자 전환...세제지원 등 콘텐츠 경쟁력 발판 마련

방송/통신입력 :2023/01/01 09:07

새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는 합병·해외 진출 등으로 생존을 모색할 전망이다. IP 확보 콘텐츠, 오리지널 드라마·예능을 확대해 수익과 구독자를 늘리는 방안도 강구한다.

지난해 국내 OTT 시장은 기업 간 합병으로 경쟁이 치열해졌다. 넷플릭스가 점유율 1위를 지키는 가운데, CJ ENM의 티빙과 KT 시즌이 지난달 1일 합병을 완료했다. 이로써 티빙은 웨이브를 제치고 토종 OTT 중 몸집이 가장 커졌다. 시장에 나온 왓챠는 LG유플러스의 매각이 무산된 뒤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또 지난해 OTT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법 울타리 안에 들어갔다. 새로운 산업 특성상 법적 지위가 없었지만, 이제 콘텐츠 제작비 세제지원 등 지원을 받을 근거가 생겼다. OTT 업계는 코로나 19 특수가 끝나고 척박해진 사업 환경에서 콘텐츠 강화, 해외 진출 등 성장 방안을 찾고 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토종OTT 글로벌 진출 시동

OTT 산업에는 국경이 없다. 넷플릭스가 보여주듯 구독자를 확보할 콘텐츠만 있다면 전세계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이에 국내 OTT 기업도 내년에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할 전망이다.

웨이브는 지난달 22일 미주지역 콘텐츠 플랫폼 코코와(KOCOWA)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2019년 국내 서비스 시작 3년 만에 글로벌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웨이브는 미국 케이블 채널 HBO와 제휴를 맺고 HBO맥스 주요 콘텐츠를 독점 공급해왔지만 이는 국내 경쟁력 확보용이었다. 이제 웨이브는 코코와 인수를 발판으로 미주 지역에 오리지널 드라마 등 주요 콘텐츠를 역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코코와는 현재 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 주요 미주지역 약 30개국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자체 서비스인 코코와+를 운영하고,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구글TV, 라쿠텐 비키, 로쿠 등 현지 OTT, 케이블TV와 협력해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한다.

특히 코코와는 영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 자막·더빙 시스템을 갖춰 웨이브의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티빙은 일본·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나갈 전망이다. 이를 디딤돌 삼아 2024년 미국 진출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 6월부터 협력한 파라마운트와의 관계도 지속한다. 

티빙은 '파라마운트+ 브랜드관'을 열고 'CSI' 전 시리즈 등 해외 유명 콘텐츠를 독점 공개했다. 티빙 구독자 입장에선 티빙 구독료만 내고 파라마운트 콘텐츠까지 모두 볼 수 있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해 6월 양사 협력을 알리는 미디어데이에서 "단순히 콘텐츠를 공유하는 것 외에 공동 투자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기도 할 것"이라며 다양한 협력 방향을 시사했다. 티빙은 파라마운트와 2024년까지 총 7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이미 티빙은 지난해 10월 첫번째 협력작인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를 파라마운트+를 통해 전세계에 선보였다. 내년에는 두번째 협력작으로 '몸값'을 공개한다. 이어 티빙은 파라마운트와 영화 제작, 콘텐츠 글로벌 배급·라이센싱을 협력한다. 이미 수많은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한 파라마운트 콘텐츠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콘텐츠 투자·제작 지원 논의 지속 

티빙 웹사이트 캡처

내년에도 OTT 기업은 경쟁력 원천인 콘텐츠 투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티빙은 새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4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 50편 이상을 내놓은 티빙은 내년에도 콘텐츠 확보에 집중한다. 최근 티빙은 예능,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2023년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프로그램 흥행 경험이 많은 김태호PD의 신작 예능도 포함됐다.

웨이브는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21년 설립한 자체 기획·개발 스튜디오인 스튜디오웨이브를 활용하고, 주요 제작사와 협력할 계획이다. 

이어 국내 OTT 업계는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한 법·제도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목소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자통신사업법이 개정되며 이달부터OTT 콘텐츠 제작비도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됐지만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 투자 지원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이에 대한 개선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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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외주제작사를 통한 콘텐츠 제작 사례가 많은 현실을 고려해 콘텐츠 투자비 세제지원 필요성도 지속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OTT가 제작진과 직접 계약을 맺지 않고 외주 제작사와 투자 계약 형태로 콘텐츠를 수급하는 경우 세액 공제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내 OTT 기업들은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음악저작물 사용료에 관한 법적 공방도 이어간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국내 OTT 기업은 지난달 23일 문화체육관광부를 상대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들은 항소를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