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려면 원자력 발전이 더욱 활발해져야 합니다. 그럴려면 원자력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 증진이 필요합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신임 원장이 국민 소통을 위한 '원자력 에반델리스트(전도사)'로 나섰다.
주 원장은 21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 반핵 활동에 의해 원자력에 대한 인식이 오도된 측면이 있다"라며 "새 정부 들어 원자력 분야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는데, 이의 전제는 원자력에 대한 인식 정상화"라고 말했다.
주 원장은 지난 14일 취임과 함께 ▲탄소중립으로 미래 선도 ▲국가 에너지 안보 기여 ▲원자력과 양자 활용 기술 개발 등 3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탄소 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 등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려면 원자력 발전량이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교과서도 거론했다. 그는 "요즘 교과서엔 원자력을 핵이라 부르며 단점을 부각하는 내용만 있다"라며 "관련 조직을 만들어 내용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주 원장은 "원전을 안전하게 가동하는 것은 기본이며, 안전성 증진 연구도 지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 기준으로 안전성을 판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탈핵 기조 인사들이 포진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합리적 기준으로 원전 운영허가를 줄 수 있는데도, 이를 거부해 수천억원 이상의 발전 손실 피해를 입혔다는 입장이다. 탈원전 기조 때문에 안전 심사기준이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이용률이 50%에 크게 못 미치는 현황도 전했다.
주 원장은 파이로-소듐냉각고속로(SFR)나 초고온가스로로 등 차세대 원자로 연구개발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주 원장은 "최근 폐로 연구나 재처리 등의 분야에 연구가 집중되고 미래를 대비한 진취적 연구가 부족했다"라며 "지난 5년 간 탈원전 정부 기조와 사회적 인식 때문에 연구원 사기도 많이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용후 핵연료는 현재 기술로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라며 "파이로프로세싱 방식은 처분장 면적 줄이는 장기 방안으로 연구해야 하지만, 처분장 부지 확보나 미래 원자로 개발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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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주에 조성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기장의 수출용 신형 원자로 등의 시설도 연구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주한규 원장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퍼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원자력연 연구원을 거쳐 2004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 위원,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