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위축에도 새해 정유 업황 '양호'…"하반기 부진 극복"

[2023 전망] 수익지표인 정제마진 진정세…러-우 전쟁 장기화에 대체 에너지원 수요도 증가

디지털경제입력 :2023/01/01 09:17    수정: 2023/01/03 09:43

'계묘년' 새해 역대급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유 업계는 오히려 양호한 업황이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내년 적정 수준의 정제마진 상승이 예상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부진을 털어낼 전망이다.

지난해 정유사들은 냉탕과 온탕을 교차하는 경험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2분기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는 나란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4사는 재고평가 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에 힘입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익을 쌓아 올렸다.

반면 지난해 3분기엔 정제마진이 한 때 0달러선까지 주저 앉은 탓에 2분기 대비 급감한 실적을 나타냈다. 12월 둘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8.7달러로 지난 9월 셋째주 0달러까지 곤두박질 쳤다가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정유업은 작년보다는 정제마진이 다소 줄겠지만 여전히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정제마진을 확보할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을 맞아 대체 에너지 수요도 확대 조짐을 보이면서 새해에도 원유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서부의 원유시추 시설(사진=뉴시스)

특히 러시아의 유럽발 천연 가스공급 차단으로 대체에너지원인 원유 수요가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최근 유럽은 중동과 미국으로부터 디젤유 수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공급 측면에서는 최대 산유국 미국이 사우디 등 OPEC+ 감산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인 증산을 계획 중이라는 점도 내년 정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국내 정유사는 정제마진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내외적인 변수에서 탈피하기 위해 석유화학 산업에도 본격 시동을 걸 전망이다. 이미 에쓰오일은 지난해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 정유·석유화학 스팀크래커(기초유분생산설비)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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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는 '석유화학 산업의 쌀'로 불리는 올레핀 생산 시설(MFC 시설) 건립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2조 7천억원을 투자해 전라남도 여수 2공장 인근에 MFC 시설 가동을 시작했다. 새해 MFC시설 생산도 안정화되면서 석화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공고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롯데케미칼과 합작해 현대케미칼을 설립하고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인 HPC 공장을 준공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화 산업 구축이 새해엔 본격적으로 발돋움 하면서 사업 영역 확대가 예상된다"며 "정제마진 역시 진정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새해 업황은 양호한 수준에 접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