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망간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수명 60% 늘인다

KIST, 망간 기반 양극재 성능 저하 원인 규명...수명 개선 방안 제시

과학입력 :2022/12/20 13:37

배러티 양극 소재로 비싸고 수급이 불안한 니켈 대신 저렴한 망간을 성능 저하 없이 활용할 길이 열렸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에너지소재연구센터 홍지현 박사 연구팀이 망간 기반 스피넬 양극 소재를 쓴 배터리의 수명이 급격히 줄어드는 원인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망간 양극재 리튬배터리를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로 상용화할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상용 전해질(왼쪽)과 KIST가 도입한 신규전해질을 사용해 수명이 개선된 망간 양극 리튬이온전지. 도입한 신규전해질을 사용하면 가스발생이 억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KIST)

현재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에서 가장 비중이 큰 소재는 니켈이다. 망간은 국제 현물 시장에서 니켈의 17분의 1 정도 가격에 거래된다. 이에 따라 망간을 주요 원소로 활용하는 스피넬 양극재가 주목받고 있으나, 사용 중 급격히 수명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론적으로는 니켈 양극재 수준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질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론값의 75% 정도만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었다. 

그간 학계에선 망간 기반 스피넬 양극재의 충·방전 과정에서 형성되는 3가 망간이 소재 결정 구조를 뒤틀어 전해질로 망간이 흘러나오게 하는 것이 양극재 수명 저하의 원인이라는 것이 정설로 여겨졌다. 이에 따라 대부분 연구가 3가 망간의 형성을 억제하는 데 집중됐다.

새롭게 규명한 망간 기반 스피넬 양극-전해질 계면의 부반응 메커니즘(자료=KIST)

반면, 홍지현 박사 연구팀은 전지의 구동전압 범위를 조절하면 3가 망간이 형성되더라도 양극재 수명이 좋아진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기존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이 같은 현상을 해석하기 위해 방사광 가속기 기법 등의 소재 분석 기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거듭되는 충·방전 과정에서 양극소재 및 전해질 사이 계면에 나타나는 부반응이 수명을 저하시키는 원인임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양극-전해질 계면을 안정화해 망간 기반 소재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핵심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무(無)-에틸렌 카보네이트 전해질 도입으로 상용 전해질 대비 수명을 62% 개선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현재 보고된 망간 기반 스피넬 양극 소재 가운데 가장 우수한 용량과 출력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홍지현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KIST가 전기차 보급 확대의 기폭제가 될 망간 기반 고에너지 양극소재의 상용화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라며 "학계와 산업계가 그간 많은 역량을 축적해온 니켈 기반 양극재의 계면 안정화 기술을 망간 기반 차세대 양극재에 적용하는데 집중한다면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우리 기업들이 한층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이온전지 망간 양극재 수명 저하원인을 규명하고, 수명 개선 기술을 개발한 KIST 연구진. 제1저자인 임국현 학생연구원(왼쪽)과 홍지현 박사 (사진=KIST)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한국연구재단 개인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 중견연구)을 통해 수행됐으며,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