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기업결합 기준 강화, 스타트업 생태계 악영향"

국회 토론회, 일반심사 처리 기조에 "산업 활성화 제동" 우려

인터넷입력 :2022/12/19 17:21

플랫폼 사업자들의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윤석열 정부의 규제 방향이, 곧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혼선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수 기술 창업기업을 향한 인수합병(M&A) 기조에 제동이 걸려, 자칫 산업 활성화를 막을 것이란 목소리다.

19일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공정위 M&A 심사 기준 강화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 토론회에선 이런 내용을 놓고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주고받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단순 투자를 위한 M&A에 대해 간이심사를 확대한 데 반해, 시장 경쟁을 제한할 소지가 있는 규모 있는 플랫폼 기업의 이종혼합형 기업결합에 있어 종전 간이심사에서 일반심사로 제재를 강화한다고 예고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자율규제 기조를 견지해온 윤석열 정부에서, 이처럼 ‘플랫폼 때리기’ 기류가 흐르는 건 빅테크 ‘킬러 인수론’과 유관하다는 견해가 나왔다. 킬러 인수론은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시장 경쟁을 없애며 부당하게 성장해왔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주진열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시장 경쟁을 가로막는 M&A의 경우, 규제하는 게 옳지만 거대 플랫폼이라고 해서 제한을 두는 건 설득력이 없다”면서 “경쟁 제한성 없는 영역을 일반심사로 전환하는 추세는 국내 플랫폼 산업과 스타트업 경쟁력을 저해하고, 일자리와 소비자후생을 줄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 역시 "전체 스타트업 시장에선 기업공개(IPO)보다 M&A를 통한 투자 회수가 지배적"이라면서 "천편일률적으로 상장에 무게를 두는 흐름에서 되레 키워야 할 M&A를 규제한다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진 토론에선 M&A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 지위가 격상했는지, 또 피인수기업 외 다른 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감소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고 남재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말했다. 남 교수는 “스타트업과 플랫폼 사업자 간 ‘윈윈’하는 형태를 지향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진=스타트업얼라이언스)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심사기준 변화 기준과 함께, 상품성과 '적기성'이 중요시되는 스타트업 업계 시장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면서 일반심사 전환이 스타트업 성장을 해치는지 여부도 파악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 김범섭 대표도 비슷한 시각을 내비쳤다. 김 대표는 “투자 회수를 비롯한 시장 가격을 수급 논리로 적용할 때, (심사기준 강화로) 공급이 늘고 수요가 줄면 기업가치가 낮아질 수도 있다”며 “(공정위에서) 균형된 시각으로 접근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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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정위는 연내 심사기준 개정 관련 연구를 마무리하고, 내년 본격화할 방침이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 과장은 “과거 전통산업에서의 심사기준 판단요소를 현행 플랫폼 산업에 맞게 보완하자는 취지”라면서 “일반심사라고 해서 모든 기업결합을 불허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신 과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M&A 사례를 보면, 외려 경쟁을 촉진한 사례도 많았다”면서도,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M&A가 중소 사업자를 플랫폼에 종속시키는 문제도 덩달아 나타났는데, 이런 양면성에 대해 균형 있게 바라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