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잡아라'...LG엔솔 vs 파나소닉, 북미 시장 쟁탈전

韓·日 배터리 기업, 패권 핵심은 테슬라·미 전기차 업체 협력 구축

디지털경제입력 :2022/12/20 09:09    수정: 2022/12/20 09:55

한·일 양국의 대표 배터리 기업 간 북미 시장 패권 다툼이 격화될 전망이다.

파나소닉은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모터스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외연을 넓혔고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를 잡기 위해 차세대 원통형 전지 4680배터리 양산에 팔을 걷어붙였다.

LG엔솔이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중국 제외)과 달리 북미 시장은 파나소닉의 아성이 공고한 지역이다. 

20일 글로벌 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1월~10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4위를 차지한 반면 같은 기간 북미 시장에서는 27.1기가와트시(GWh)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이어 LG엔솔, SK온, 삼성SDI가 북미 시장에서 각각 2, 4, 5위로 파나소닉을 쫓고 있는 형국이다. 파나소닉이 북미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데에는 미국 전기차 시장 1위 업체 테슬라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새로운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다. (사진=파나소닉)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인 파나소닉은 2025년 상반기 캔자스 공장을 완공하고, 2170 규격 배터리를 연 30만GWh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와 파나소닉의 '밀월' 관계라고 할 만큼 양사의 신뢰가 끈끈하다는 평가다.

한편 테슬라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불리는 4680배터리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파나소닉과 LG엔솔의 4680 배터리 연구 개발전도 뜨거워진 양상이다. 4680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용량을 5배, 출력을 6배 올린 고용량 배터리다.

파나소닉은 이미 4680배터리를 2024년 3월부터 양산한다고 공식화했다. 파나소닉은 이를 위해 일본 서부 와카야마 공장에 연간 생산량 10GWh 규모 라인 두 개를 증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 오창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특히 파나소닉은 테슬라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일각의 시선을 불식하기 위해 북미 시장 타 완성차 업체도 포섭 중이다. 지난 16일 파나소닉은 루시드모터스와 리튬-이온 배터리셀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는 2023년부터 2031년까지 루시드 에어와 2024년 출시를 예고한 SUV 그래비티에 파나소닉 배터리셀을 장착할 예정이다.

종전에 루시드가 2023년까지 LG엔솔의 배터리를 공급받기로 했던 점을 고려하면 파나소닉이 LG엔솔의 북미 배터리 거점을 차지한 셈이다. 우선 LG엔솔은 테슬라가 흥미를 보이는 4680 배터리 연구개발로 파나소닉에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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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은 19일 충북 청주시에 오창산업단지에 오는 2026년까지 총 4조원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시설과 연구동 신·증설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중 대다수 투자 금액이 4680 원통형 배터리 양산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엔솔의 이번 투자는 사실상 테슬라와 협력관계를 구축하지 않고는 북미 전기차 시장 1위를 탈환할 수 없다는 점을 공언한 것과 다름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