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을 꾸리며 맞벌이를 하고 있는 A씨는 "일단 되고나서 고민하자 생각하고 둔촌 59㎡A를 넣었는데 경쟁률이 5대1이 나왔다. 경쟁률을 보는 순간 당첨되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며 "실거주 목적으로 했지만 주담대 대출이자 6%를 내면서 버틸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또 특별공급으로 49㎡형을 신청했던 B씨는 "49㎡가 미달되면서 당첨이 돼 버렸는데 계약금부터 신용대출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고민했지만 결국 계약을 포기하려고 한다. 주변 시세에 비애 분양가가 너무 비싼 것 같다. 통장만 날렸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의 청약 당첨자 발표가 15일 나온 가운데 예상보다 저조한 경쟁률이 나오자 이미 신청한 청약자들 사이에서도 계약을 앞두고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포레온'의 당첨자가 발표됐다. 해당 단지는 이후 내달 3일부터 17일까지 계약에 나서는 가운데 전날까지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는 A씨, B씨와 같은 고민을 털어놓는 청약자들이 계속 등장했다.
앞서 둔촌주공은 지난 5~8일 사이 진행한 1·2순위 청약에서 총 3695가구 모집에 2만153명이 지원, 평균 경쟁률 5.45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강남4구에 나온 1만2032가구 규모 대단지 청약이라는 점에서 '10만 청약설'까지 제기됐던 것에 비하면 기대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특히 첫날 특별공급에서는 일부 전형에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301가구를 모집한 신혼특공 39㎡에는 90명, 34가구를 공급한 39㎡ 노부모 부양 전형에는 5명 밖에 신청을 하지 않았다. 다자녀가구 전형 49㎡는 62가구 중 45명 신청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택 시장 침체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3.3㎡당 평균 3829만원으로 책정된 둔촌주공 분양가가 다소 높다는 인식이 경쟁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자녀 계획을 갖고 있는 신혼부부, 여러 세대가 모여사는 대가족, 자녀가 많아 넓은 면적이 필요한 다자녀 가구에게 주어지는 특공 물량이 모두 소형 평수만 배정된 점도 청약률 부진의 요인으로 제기됐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당첨자 발표 이후 내달 계약 과정에서 미계약 물량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 각지 재건축 사업지에서는 둔촌주공의 청약 결과가 향후 분양시장의 판도가 될 것이라 여겼던 만큼 이번 결과를 토대로 대대적인 전략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특별공급 등에서 미달이 나왔던 소형 평수들을 중심으로 초반에 미계약 물량이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분양 공급자 입장에서는 초기 6개월 이내에 몇 %까지 계약률을 끌어올리는지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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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사실 둔촌주공의 분양가는 지금 시장에서 조합이 쓸 수 있는 가장 높은 가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둔촌주공의 결과를 지켜본 다른 사업지에서는 이윤을 깎아서라도 분양가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