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T CEO 경선 레이스 열린다

구현모 CEO, 연임적격에도 추가경쟁 제안...국민연금 우려 해소에 경쟁 자신감

방송/통신입력 :2022/12/13 16:16    수정: 2022/12/14 12:52

구현모 KT 사장의 CEO 연임 도전에 대해 KT 이사회가 꾸린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서 적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다만 구현모 대표가 복수 후보에 대한 심사 가능성을 검토해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했고, 이사회가 이에 대한 논의 끝에 추가 심사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즉 차기 KT CEO는 구현모 사장과 추가 후보 공모를 거친 이들과 경선을 거친 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13일 KT에 따르면, 구현모 사장은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의 연임 적격 심사결과가 나온 이후 KT 이사회에 복수의 CEO 후보 심사를 제안했고, 이사회는 이를 수용해 추가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구현모 대표의 복수 후보 심사 요청 이유를 두고 KT 측은 주요 주주가 제기한 소유분산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현모 KT 사장

■ CEO 단독후보에서 복수후보로...왜?

최근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스튜어드십코드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튜어드십코드란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뜻하는데, 이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KT 지분 10.35%를 가진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대표이사 결정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이다.

김태현 이사장은 “소유지분이 광범위하게 분산된 기업들에 대한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KT나 포스코와 같이 특정한 지배구조를 갖추지 않은 기업과 금융지주 등의 소유분산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의 책임투자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김 이사장은 특히 “회장 등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고착화하고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는다든지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현직자 우선 심사와 같은 내부인 차별과 외부인사 허용 문제를 두고 쟁점이 되고 있는 게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즉, KT 이사회가 정관에 따라 현직 CEO의 연임 여부에 적격 판정을 내리더라도 주주총회 단계에서 국민연금이 이를 막을 수도 있다는 점을 공식화 했다는 설명이다.


■ 구현모 사장, 외부 후보와 CEO 경쟁 자신감 내비쳐

구현모 사장이 다른 후보자와의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KT 이사회 규정 제8조의2, 지배구조위원회 운영규정 제7조에 따라 현직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연임을 우선적으로 심사해 단독 대표이사 후보자에 선정됐는데, 연임 적격 판정을 받는 이 자리에서 다른 후보와 나서 경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국민연금이 제기한 우려를 해소하면서 주총에서 반대할 명분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과 함께 구현모 사장이 직접 추가 경선을 자처해 누구와도 경쟁에 밀리지 않는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KT 안팎에서는 “이미 기존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연임 승인으로 차기 CEO 후보자로서 적격성을 입증해 유리한 고지 위에 있다는 점과 외부의 후보자와 견줘 지난 3년간의 경영 성과를 넘어설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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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사장의 경선 자처에 따라 KT 이사회는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사내외 대표이사 후보자군을 꾸릴 전망이다. 구현모 사장을 포함한 대표이사 후보자군 가운데 다시 최종 후보를 가리는 식이다.

현직 대표이사인 구현모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총 전까지다. 현직 대표의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대표이사후보 심사대상자를 정하는 지배구조위 정관에 따라 이달 말까지 최종 후보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