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이 거래재개를 발판삼아 SJ-600 시리즈 등 신약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3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신약개발 과정이 수많은 난관과 변수가 존재한다. 신라젠은 과거 펙사백 단일 약물에 의존했는데 아무리 유망한 물질이라 하더라도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해 회사는 유망 파이프라인의 추가 확보가 중요하다”라며 “오늘 자리는 신라젠이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신약개발 기업으로 앞으로 진행할 계획을 소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라젠은 작년 새로운 최대주주를 통해 지배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충분한 자본을 확보했다. 그리고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자 전력을 다했으며 이제 그 결실을 맺고자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라며 “백시니아 바이러스 연구에 관해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하는 우리 신라젠은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시리즈의 전임상 연구를 완료했고, 추가적 후보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연구개발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기업으로 변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발 빠르게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인재 확보 등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라젠은 SJ-607 등 SJ-600 시리즈의 연구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SJ-600 시리즈는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바이러스의 외피막에 발현시켜 혈액 내에서 안정적으로 항암바이러스가 살아남을 수 있어 정맥 투여시 혈중 보체의 공격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진 기존 항암 바이러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정맥주사로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오근희 신라젠 연구소장은 “전임상에서 SJ-607은 대조 항암바이러스보다 5분의 1 이하의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항암효과를 나타냈으며, CD55 단백질이 SJ-607 항암바이러스의 외피막에 선택적으로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며 “항암바이러스의 혈청 내 안정성이 500% 이상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SJ-607을 투여했을 때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는 형성됐지만, 바이러스가 암세포를 감염시키고 사멸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중화항체에 대한 내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중화항체로 인한 항암바이러스의 효능 감소가 없어 반복 투여가 가능해 항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투여 농도를 감소시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SJ-607의 경우 동물 전임상을 마무리해 결과를 국제 학술지와 내년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나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기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도 고려하고 있다.
또 신라젠은 스위스 바실리아사로부터 기술 도입한 ‘BAL0891’의 미국 임상 1상을 시작하고, 환자 등록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달 중 Mary Crowley Cancer Research(Dallas, USA)를 시작으로, Montefiore Medical Center(New-York, USA), OSHU Knight Cancer Institute(Portland, USA) 등 미국에 위치한 세 곳의 임상 사이트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한다. 한국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국내 빅5 병원 중 일부와 협의 중이다.
신라젠 이재정 박사는 “0891는 난치성 암종을 타깃으로 개발중이다.국내서도 1상 진행을 위해 식약처에 IND 신청을 준비 중”이라며 “1상에서는 고형암 환자의 투여 용량을 찾기 위해 18~30명의 환자를 대상을 진행할 계획이며, 이와 함께 chemo들과 콤비해 병용요법을 개발 연구, 병용요법 가능성, 혈액암 등 적응증 확대를 위한 추가 연구들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BAL0891의 전임상에서 TNBC, EAC, CRC, UC, GC, RCC 등 다양한 암세포주를 효과적으로 저해했으며, 경구 투여보다 정맥 투여에서 뛰어난 항암 효능을 나타냈다. 특히 mitosis를 저해하는 파클리탁셀(paclitaxel)과 병용 시 시너지 항암 효능을 보이는 등 단독제제 뿐 아니라 병용에서도 뚜렷한 항암효과가 확인됐다.
한편 신라젠 R&D 총괄 박상근 전무(미국지사 대표)는 “내년 펙사백은 2상 결과보고서 나온다. SJ-600은 새로운 바이러스 개발 동시에 최적으로 치료 유전자 조합 발굴, 대량 생산위한 생산공정 및 분석법 최적화에 나설 계획이다. BAL0891은 내년 1월 식약처에 임상계획서 제출해 한국서도 임상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빠르게 1상을 진행해 신규 Cytotoxic 기전 항암제 미충족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신라젠은 글로벌 3상 임상의 경험이 있고, 새로 R&D 리더쉽을 구성했으며 핵심인력도 충원했다. 또 최대주주를 법인으로 변경했고,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도 확보했으며, 커머스 사업으로 안정적 매출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