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방식으로 세포들을 서로 접합할 수 있는 '세포 접착제' 기술이 개발됐다. 신체 조직과 장기를 재건하는 재생의학에 기여하리란 기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샌프란시스코대학 연구진은 특정한 세포에 의도한 방식대로 결합, 보다 복잡한 다세포체를 형성하게 하는 맞춤형 접착 분자를 가진 세포를 만들어냈다.
이 연구는 12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다.
몸 안에는 세포들이 서로 정교하게 결합한 상태를 유지하게 하는 접착 분자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 세포는 신체 구조를 형성하고 신경망을 이루며, 면역 세포는 항원을 찾아갈 수 있다. 또 세포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해 신체가 전체적으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게 한다.
장기와 조직은 태내에서 형성되기 시작해 청소년기까지 성장하다, 어른이 되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 신경 등 일부 조직은 한번 손상되면 좀처럼 낫지 않는다.
또 개별 조직의 특성 역시 세포 결합의 정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폐나 간 같은 장기는 세포들이 강하게 결합돼 있다. 반면 면역계 세포들은 느슨하게 연결되어 혈관을 흐르거나 장기로 접근하다가 병원균을 만나면 결합한다.
이번 연구는 세포가 어떤 다른 세포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할지를 조절하는 길을 열었다. 이를 통해 성장을 멈춘 성인 세포도 새롭게 다른 세포와 결합하며 자랄 수 있게 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연구진은 세포 간 접착 방식을 조절하기 위해 접착 분자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설계했다. 분자의 한 부분은 세포 표면에서 수용체 역할을 하며 어떤 외부 세포와 결합할지를 결정한다. 다른 부분은 세포 내부에서 결합의 강도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각 부분은 모듈처럼 서로 붙이거나 섞을 수 있어 다양한 형태의 맞춤형 세포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질병이나 장기 이상을 연구하기 위한 모델 생체 조직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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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생명이 단세포 생물에서 다세포 생물로 진화하는 과정에 대한 연구에도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다세포 생물의 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 세포 간 접합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연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웬델 림 샌프란시스코대학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세포가 어떤 세포와 상호작용할지, 또 그같은 상호작용의 특성은 어떻게 할지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라며 “신체 조직이나 장기를 만드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