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女 의원, 의회서 걷어차여 유산 위기..."세네갈 민주주의 '흔들'"

생활입력 :2022/12/07 10:45    수정: 2022/12/07 10:48

온라인이슈팀

아프리카에서 가장 탄탄한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알려진 세네갈의 명성이 의원 폭행 사건으로 흔들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세네갈 의회에서 여성 의원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원들은 2023년 법무부 예산을 심의 중이었다.

1일(현지시간) 세네갈 의회에서 야당 측 의원이 임신 중인 옌다예 의원의 뺨을 때리고 있다 (프랑스24 보도 화면 갈무리)

예산 심의에서 날선 논쟁을 벌이던 마사타 삼브 야당 의원이 애미 옌다예 의원에게 다가와 갑자기 뺨을 친 것이 시발점이었다. 옌다예 의원은 의자를 집어던지며 반격했고 의회는 아수라장이 됐다.

난투 과정에서 마마두 니앙 의원이 임신한 옌다예 의원의 배를 걷어차는 장면이 프랑스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옌다예 의원은 정신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옌다예 의원의 변호사는 그가 아기를 잃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경찰 당국은 지난 5일 국회의장의 고발에 따라, 옌다예 의원을 공격한 후 잠적한 의원 2명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때마침 세네갈에서는 전국적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에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거리의 외침과는 모순적인 의회의 모습에 세네갈이 길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네갈 일간지 왈프 쿼티디엔은 "공화국의 뺨을 치다"라는 헤드라인을 내걸었다. 셰이크 게예 CUDIS 비서는 "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그들은 국회를 폭행, 모욕, 욕설, 인신공격이 쏟아지는 장소로 만들었다"고 일침을 날렸다. CUDIS는 세네갈 정치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은 온건 이슬람 단체다.

1일(현지시간) 의회 폭행 사건 이후 세네갈의 인권운동가 알리우네가 트위터에 민주주의 후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알리우네 트위터 갈무리)

세네갈의 인권운동가 알리우네 타인도 트위터에 "우리 의회는 밑바닥을 쳤다"는 글을 올리며 한탄했다. 그는 종교 지도자들이 상황을 타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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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세네갈에서 종교지도자들이 정치적 분쟁을 중재한다. 국민의 95%가 이슬람교도이며, 가장 지배적인 종파는 '수피'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