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1년 돌아보니…"합작동맹으로 뜨거웠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합작 양산·기공 시작…IRA 한파에도 공급망 구축 다변화

디지털경제입력 :2022/12/07 11:01    수정: 2022/12/07 16:09

검은 호랑이의 해 2022년이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호랑이의 포효만큼이나 국내 배터리 업계의 성과도 두드러졌던 한 해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합작동맹이 마무리됐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 받는 성과도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며 위기감도 생겼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배터리 업계의 분투는 내년 새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 후발 주자 삼성SDI 법인부터 얼티엄셀즈·블루오벌SK 연착륙

지난 2019년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시작으로 SK온과 삼성SDI의 합작법인 설립도 마무리됐다. 지난해 5월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설립은 시작됐지만 삼성SDI의 신중한 행보가 업계의 관심사였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5월 미국 인디애나주에 연간 생산 23GWh 규모의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삼성SDI를 마지막으로 국내 3사의 부지 및 합작법인 설립이 순풍을 타게된 것이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5일 (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SK온)

LG엔솔과 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오하이오주 1공장은 최근 배터리 양산에 들어갔다. 지난 3년 간의 결실을 맺은 것. 현재 3공장까지 건립을 준비 중이며 일각에서는 4공장 증설 소식도 전해진다.

뿐만 아니다. LG엔솔은 현대자동차 그룹과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 배터리 공장 2곳 설립을 타진 중이다. 한 공장에 최대 35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최종 부지 선정을 조율 중이다.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는 지난 5일(현지시간) 켄터키 생산 공장의 첫 삽을 떴다. 

이날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은 축사에서 "블루오벌SK는 완벽한 파트너십을 맺어온 양사 간 협력의 상징"이라며 "전기차의 미래를 선도할 이곳 켄터키 공장에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배터리를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IRA 변수에도 공급망 구축에 박차…삼성SDI 전고체 파일럿 라인 준공

지난 8월 미국 의회와 정부는 친환경 산업 전환과 핵심 산업 원자재 보호무역주의를 골자로 IRA 법안을 가결했다. IRA 법안에 따라 수혜를 받는 국내 기업도 있었지만 배터리 업계는 공급망 다변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오는 2024년부터 전기차 구매자를 대상으로 7천500달러의 보조금을 세액공제 방식으로 지급한다. 다만,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광물이 전기차 배터리의 40%를 채워야하는 까다로운 조항이 우려를 낳았다.

삼성SDI 사옥 전경 사진

배터리 원자재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업계 여건상 2년이라는 시간은 길지 않다. 이른바 K-배터리는 공급망 다변화 구축에 사활을 내걸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월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아발론·스노우레이크와 업무협약을 맺고 배터리 핵심 원재료인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 등을 공급받기로 했다. 캐나다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이기 때문에 IRA 세액공제 조항을 만족한다.

SK온 역시 칠레, 호주 기업들과 협력했다. SK온은 지난 11월 호주 퍼스시와 리튬의 안정정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어 칠레의 SQM과도 리튬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망을 이원화하는 경영의 묘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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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삼성SDI는 이른바 꿈의 배터리라 불리우는 전고체 배터리 시험라인을 국내 최초로 착공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된 이차전지다. 크게 고분자계, 황화물계 두 가지의 종류가 있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전해질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 배터리 용량에서도 유리하다.

삼성SDI는 지난 3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시험 라인(S라인)을 착공했다. 시험 라인은 약 6천500㎡(약 2천평) 규모로 국내 최초다. 삼성SDI는 이를 기점으로 오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양산에 성공하겠다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