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초거대 AI '믿음' 차별화 가치는 공감력"

디지털 중심의 '디지코(DIGICO)' 기업으로 전환을 꿈꾸는 KT가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EUM)의 상용 서비스에 나선다. 기존 KT 사업에 적용돼 있던 AI를 믿음으로 전환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DX)을 이끌어낸다는 포부다.

KT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전문적인 AI를 목표로 믿음을 개발하고 있다. 또 공감능력을 갖춰 소비자와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언어 분야에 특히 공을 들여 믿음을 개발했다. 범용적이면서도 사용자 맞춤형으로 구현 가능하고, 창의적 학습과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AI로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KT는 왜 믿음을 개발했고, 믿음을 통해 얻고자 하는 건 무엇일까. 지난 5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장두성 KT AI2XL연구소 초거대AI 담당은 "저희가 갖고 있는 다양한 기술에 우선적으로 믿음을 적용하고, 그 다음에 믿음을 통해 여러 사업을 혁신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KT 다양한 사업에 적용할 수 있는 초거대AI

KT가 믿음을 개발하며 중점을 둔 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산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효율화된 학습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에게 공감할 수 있는 AI를 구현하는 것이다.

장 상무는 "믿음은 초거대AI인 만큼 기존 AI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소비자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서비스 제공자 입장이 아닌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차별화된 가치는 공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초거대AI는 사용자와 주고받는 인터랙션을 기억하고, 문맥을 파악해 말을 이어가는 등 사용자와 다양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장 상무는 "소비자에게 '내가 당신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라는 느낌을 주게끔 상호작용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면서 "기존 AI는 할 수 없지만 초거대AI는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KT는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기본 AI 모델을 만들고 응용 분야별 전문가와 협력해 믿음이 외부 지식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카이스트, 한양대 등에 초거대AI 개발을 위한 자문을 얻었다. 이후 여러 전문 기업, 산학연과 함께 믿음 개발을 논의했다.

특히 공감하는 AI를 만들기 위해 KT는 언어 데이터를 모으고 선별하는 데 집중했다. 동영상, 녹취, 오픈된 웹데이터 등 예제로 사용할만한 데이터를 모은 뒤 개인정보 등을 제거하고 편향되지 않은 정보만 선별했다. 믿음이 사회의 고정관념 등을 학습하지 않도록 방지하기 위해서다.

장 상무는 "초거대AI는 학습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고 인프라도 많이 필요하다"며 "빠르게 특정 영역에 적용할 수 있도록 효율화된 학습 기법을 통해 AI를 학습시켰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KT는 초거대AI 관련 경량화 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2023년, 신경망 크기 확대가 목표"

현재 믿음은 KT의 AI컨택센터(AICC)와 기가지니에 우선적으로 적용돼 있다. 믿음은 조금 더 개발을 거쳐 다른 영역에도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앞으로 KT는 정신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육아 상담을 학습한 AI가 소비자와 대화하며 육아 해법을 내놓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연내에는 기업고객 누구나 간편하게 AICC 셀프 가입과 구축, 상담을 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컨택센터인 '에이센 클라우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KT는 에이센 클라우드를 금융, 보험, 카드, 커머스 등 업종에 도입할 경우 ▲상담 품질 10% 향상 ▲운영비용 15% 절감 ▲구축비용 30%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초거대AI 모델을 만들어주는 전문화 도구인 '믿음 렛츠'도 제공할 예정이다. 스타트업과 국내외 협력사들에게 API를 제공하는 오픈 포털 '지니랩스'와 산학연 협력체 'AI원팀'을 중심으로 믿음 관련한 개방형 생태계도 구축한다.

KT는 내년에는 믿음의 신경망 크기를 더욱 확대하고 데이터 선별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멀티모달(Multi Modal) 형태의 AI도 준비한다. 장 상무는 "지금은 음성과 영상, 언어 이런 부분에 각각 초거대AI가 적용돼 있지만, 이는 아직 통합적으로 적용되는 멀티모달로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해당 부분을 확장해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