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중단·상표권 분쟁...유통 업계 곳곳 '신경전'

쿠팡vsCJ제일제당·롯데온vsCJ온스타일 갈등↑

유통입력 :2022/12/05 17:19

유통 업계가 발주 중단, 상표권 분쟁 등 업체 간 신경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초부터 쿠팡에 전 제품 납품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쿠팡 측은 CJ제일제당 측이 약속한 납품률을 지키지 못했다는 주장을, CJ제일제당 측은 쿠팡이 과도한 마진율을 요구했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CJ온스타일과 롯데온은 최근 롯데온이 출시한 패션 플랫폼 '온앤더스타일'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온앤더스타일의 이름과 디자인이 온스타일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유통 업계가 발주 중단, 상표권 분쟁 등 업체 간 신경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쿠팡 “가격인상, 물량 공급 어긴 갑질” vs CJ제일제당 “마진율 과도 요구”

쿠팡은 지난달 초부터 CJ제일제당 상품 발주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쿠팡에서는 햇반, 비비고 등 CJ제일제당 상품을 구매할 수는 있지만, 이는 재고거나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팔고 있는 상품이다.

발주 중단 원인을 두고는 양사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협상 과정에서 쿠팡 측이 과도한 마진율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나, 쿠팡 측은 CJ제일제당 측이 연초부터 수 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했고, 약속 물량을 공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쿠팡에 햇반과 만두 등 1천여 가지에 달하는 품목을 납품하고 있다. 이 중 300여 개 이상 제품의 납품률은 6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납품업체가 쿠팡에 물량을 보내기로 약속하면, 쿠팡은 물류센터 공간과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데, 납품률을 지키지 않아 판매 손실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또 쿠팡 측은 연 초부터 수 차례 이어진 CJ의 가격 인상도 수용했다. CJ제일제당은 올 2월 고추장·된장·쌈장(9.5%), 비비고 만두(5~6%), 두부(6%), 3월엔 햇반(7~8%), 4월 닭가슴살(10%), 냉동피자(10% 이상), 8월 부침·튀김가루(21.7%), 9월 김치(11%) 등 1~2개월마다 주요 품목 가격을 올렸고 11월에도 맛밤(9%) 가격을 인상했다.

쿠팡 관계자는 “연초부터 CJ제일제당은 수차례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한편, 발주 약속물량을 터무니없이 공급하지 않는 등 갑질을 해왔다”며 “쿠팡은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대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재벌과 대기업이 장악했던 유통 시장에 많은 중소기업이 성장하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 지난달 진행한 내년도 마진율 협상 자리에서 쿠팡 측이 높은 마진율을 주장했다는 주장이다. 이를 영업익 등 이유로 거절하자, 쿠팡으로부터 납품 중지 통보를 받았다는 것.

다만 CJ제일제당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사 협의를 바라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객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 그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CJ온스타일 vs 롯데온…'온앤더스타일' 상표권 두고 갈등

롯데온 온앤더스타일
CJ온스타일 로고

CJ온스타일과 롯데온은 최근 롯데온이 출시한 패션플랫폼 ‘온앤더스타일’의 플랫폼명과 디자인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온앤더스타일 이름과 디자인이 CJ온스타일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말 롯데온 측에 ‘온스타일’ 상표권 침해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다. 롯데온 측이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입장이다.

온앤더스타일은 의류, 가방, 신발, 잡화, 언더웨어 등을 취급하는 롯데온의 패션 전문 플랫폼으로 오늘 사면 오늘 출발하는 ‘오늘출발’ 서비스를 진행한다. 롯데온 측은 상표권 침해 의도는 없었고, 디자인에 적용한 보라색은 미국 색채 연구소 팬톤사가 2022년 색상으로 선정한 트렌디한 색이라는 설명이다. 팬톤은 올해의 색으로 불변을 상징하는 블루와 에너지, 흥분을 의미하는 레드가 혼합한 색인 '베리 페리(Very Peri)'를 선정했다.

이미 ‘온앤더’ 시리즈를 진행하며 ‘온앤더스타일’, ‘온앤더럭셔리’, ‘온앤더패션’, ‘온앤더리빙’ 등 상표권 등록도 마쳤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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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관계자는 “상표권 침해 의도는 없었다. 우리는 이미 온앤더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었고, 보라색 디자인도 팬톤사가 선정한 트렌디한 컬러”라면서도 “법적인 다툼까지는 원하지 않는다. 최대한 원만한 합의를 바란다”고 밝혔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브랜드명은 물론 로고 이미지 표현 등에 있어 상당한 유사성이 있다고 보여져 법적조치 등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