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플래닛 "스마트폰 모든 기능 시각장애인이 쓸 수 있는 솔루션 공급"

[기획/비대면 선도서비스 기업] 한국시각장애인협회와 업무협약...5천여 가입자 확보

중기/스타트업입력 :2022/11/30 09:47

"기술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합니다. 에스엠플래닛의 궁극적인 비전은 디지털 소외계층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시각장애인의 사회참여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원장 허성욱, 이하 NIPA)이 시행하는 '생활밀착분야 비대면 선도서비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에스엠플래닛(SM Planet, 대표 조현선)은 시각장애인용 스마트폰 소프트웨어를 개발 및 보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이 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생활밀착분야 비대면 선도서비스 사업'은 올해가 2년차로 NIPA가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민 일상과 밀접한 비대면 선도서비스를 개발해 실증하고 확산하는 사업으로 참여 기업 호응이 높다. 국내 유일의 시각장애인 전문 스마트폰 상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에스엠플래닛은 이 사업의 자유과제(비대면 쇼핑)에 선정돼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비대면 디지털 플랫폼 AI를 개발해 실증 및 보급한다.

충남 아산에 있는 이 회사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을 개발,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이동통신 마케팅 사업을 진행하다 시각장애인의 스마트폰 보유 비율이 높지만 스마트폰 사용에 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2018년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시각장애인용 스마트폰 개발에 나섰고 현재 약 5천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조현선 에스엠플래닛 대표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우리의 삶은 더욱 편리하고 윤택해지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여전히 기술 한계를 느끼며 살아가고 있고, 오히려 기술에 외면당하기도 한다. 에스엠플래닛은 사회적, 디지털 취약계층의 사람들이 더 이상 기술에 소외당하지 않고 정보화 사회에서 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엠플래닛의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솔루션 이미지.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이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인들은 스마트폰 사용을 포기하거나 음성 명령만으로 스마트폰 기능의 일부만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성 명령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의 스마트폰 사용에 큰 변화를 불러왔지만, 모든 기능을 음성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또 외부에서 계좌 번호나 문자 내용 등 사생활과 관련한 내용을 큰소리로 외쳐야 하는 한계가 있다. 에스엠플래닛은 "이런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에스엠플래닛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하면 시각 장애인에게 최적화한 스마트폰 UX 및 UI를 사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외부 도움 없이 직접 문자를 전송할 뿐 아니라 온라인 뉴스, 쇼핑 등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쉽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원리는 이렇다.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솔루션을 탑재한 후 스마트폰 화면에 촉지 시트를 붙이면, 시각장애인이 터치형 화면을 만져가며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솔루션 내의 소프트 키패드로 제어할 수 있다.

복잡한 이미지가 많은 스마트폰의 화면을 시각장애인에게 최적화시키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 속의 모든 이미지 및 아이콘을 텍스트로 자동 변환하고, 비정형 데이터에서 필요한 내용만을 추출, 불필요한 광고 및 메뉴 등을 제거, 시각장애인에게 핵심 정보만 보여준다. 특히 모든 화면을 상하로만 배열해 방향키로 스마트폰 제어가 가능하고, 폴더형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번호 키패드로 애플리케이션(어플)을 제어, 시각장애인의 모바일 접근성을 최적화했다.

국내외의 시각장애인을 위해 개발한 이 제품은 직관적인 UX/UI와 음성 안내로 스마트폰 사용을 단순화시켜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스마트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령층도 잠재 수요자로 겨냥했다. 국내 등록 시각장애인은 약 26만 명으로 추산된다. 2020년 기준 세계 시각장애인은 약 11억명이고 이중 완전(전맹) 시각장애인은 4300만 명이다. 또 노령화 사회 진입과 생활 방식 변화로 오는 2050년에는 시각장애인이 약 18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중 전맹 시각장애인은 61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에스엠플래닛은 중국, 가나와 맺은 구매의향서를 바탕으로 중국에 약 5000개, 또 가나에 약 2000개의 시각장애인용 스마트폰을 수출할 계획도 있다.

이 회사가 ‘생활밀착분야 비대면 선도서비스 사업’을 지원한 동기는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른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해서다. 조현선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서비스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비대면 서비스는 모두 비장애인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져 시각장애인과 같은 디지털 취약계층은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없었다"면서 "시각장애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화면구조와 필수 핵심정보만을 추출해 노출해줄 수 있는 AI엔진 개발이 필요해 이번 사업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의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솔루션은 전적으로 크롤링 기술을 사용하고 있어 페이지의 각종 태그를 전부 개별 크롤링 해야한다. 이에 제공하는 플랫폼을 늘리려면 각 플랫폼에 따른 개발 공수가 필요한 실정인데, 이번 사업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에스엠플래닛에 따르면, 현재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로 널리 알려진 삼성 핸드폰의 기본 기능인 '토크백' 서비스가 있다. '토크백'은 시각장애인의 사용 환경을 고려해 특정 제스처나 다중 터치 등을 지정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스마트폰 이용법과 달리 특정 제스처를 사용해야해 익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시각장애인 입장에서는 방금 누른 버튼에서 손을 떼었을 때에 다시 동일한 버튼을 누르는 것이 어렵다는 점도 있다. 여기에 텍스트가 지정되지 않은 이미지는 ‘이미지’ 라고만 읽어주기 때문에 이미지 안에 적혀있는 핵심정보는 시각장애인에게 전해지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일반 스마트폰과 같은 UX와 UI를 제공하기 때문에 원하는 동작을 실행시킬 때 어떤 곳을 눌러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여러 경로를 거쳐야 실행할 수 있다.

반면 에스엠플래닛의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은 상하로만 구성돼 있어 조작이 간편하고, 이미지 속의 텍스트까지 추출한 후 핵심정보만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정보 누락이 없다고 회사는 밝혔다. 또, 단축키로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하는 동작을 손쉽게 행할 수 있어 시각장애인에게 높은 모바일 접근성을 제공한다.

에스엠플래닛의 최근 3년간 매출은 성장세다. 연구개발(R&D) 및 정부 지원 사업도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시각장애인용 스마트폰으로 70억 규모의 해외 구매 의향서도 수주했다. 또 오마이컴퍼니를 통해 앵콜 2차 투자까지 펀딩에 성공했고, 현재 앵콜 3차 펀딩을 진행 중이다. 구매의향서를 받은 중국과 가나를 최초의 타켓 시장으로 해 해외 시장을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ICT 비즈니스 파트너스 사업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에 사업 설명회 개최도 준비 중이다.

관련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상 키패드를 제공하는 휴대용 단말기(출원번호: 10-2021-0012496)'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지시트 및 이를 이용한 휴대용 단말기(출원번호: 10-2019-0092386)', '시각장애인의 음성을 텍스트 및 수어로 변환하는 방법 및 장치(출원번호: 10-2022-0003309)'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

에스엠플래닛은 통신사와 플랫폼의 두 방식으로 현재 매출을 올리고 있다. 고객에게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솔루션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사내 콜센터를 통해 개통서비스 및 발송을 진행한다. 고객인 시각장애인은 하드웨어 비용을 내지 않고 매월 통신비만 지출하면된다. 에스엠플래닛은 통신사에서 사용자 1명당 수수료를 받는다. 여기에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에 추가하는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입점 수수료나 매출 쉐어로 추가 매출을 올린다.

특히 국내 유일의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상담 콜센터를 운영해 휴대폰 개통서비스와 가입, 발송까지 직접 진행한다. 판매에 그치지 않고 사용 중 겪는 애로까지 해결해준다.

사업 확대를 위해 에스엠플래닛이 만나고 싶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있다. 노키아 같은 해외 스마트폰 제조사다. 국내에 있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사실상 한 곳밖에 없는 독과점 형태여서 협의때 불이익이 크거나 협상 자체가 진행이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현선 대표는 "해외 제조사를 만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으로 MVP(최소여건제품) 제작 및 작은 규모의 MOQ(최소 주문 수량)로 제조에 대한 논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들려줬다.

관련기사

에스엠플래닛은 '생활밀착분야 비대면 선도서비스 사업’ 참여로 좀 더 다양한 콘텐츠들을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국내 수요만 치중하던 데서 나아가 사업 방향을 해외 수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며, 내년에 약 1만5000대 수출 계약이라는 성과도 거뒀다.

향후 비전을 묻자 조현선 대표는 "핵심정보 추출 AI 개발 완료로 시각장애인 전용 스마트폰 솔루션을 정식 런칭하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목표"라면서 "성공적인 런칭이 이뤄지면 스마트폰 기종의 다양한 확대가 가능해 시각장애인의 스마트폰 선택 폭이 넓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적인 사업 제휴로 입점 플랫폼을 확대해 시각장애인이 더 많은 플랫폼 과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