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석화에 힘준다"…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총력

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대규모 석화 시설 준공해 사업영역 다각화

디지털경제입력 :2022/11/29 17:19

정유사들의 사업 영역이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정유 사업에서 벗어나 석유 화학 산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등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거세다.

에쓰오일은 지난 17일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에 맞춰 자사가 추진 중인 '샤힌 프로젝트'를 최종 의결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추진 중인 대규모 석유 화학 프로젝트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 정유·석유화학 스팀크래커(기초유분생산설비)를 구축해 석유화학 공급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스팀크래커란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공정의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를 말한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최대 320만t(톤)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전망이다.

GS칼텍스 MFC 시설 전경(사진=GS칼텍스 제공)

GS칼텍스 역시 석화 산업에 팔을 걷어붙였다. 회사는 지난 11일 2조7천억원을 투자해 전라남도 여수2공장 인근에 올레핀 생산 시설(MFC 시설) 가동을 시작했다. 올레핀이란 천연가스나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불포화 탄화수소.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의 소재로 쓰이는데 ‘석유·화학 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MFC시설은 기존 석화사의 나프타분해시설(NCC)과는 달리 정유 공정에서 생산되는 액화석유가스(LPG), 석유정제가스 등 다양한 유분을 원료로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S칼텍스는 MFC 시설 가동으로 총 7만6천t 규모의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중립의 걸림돌이라는 정유사의 막연한 이미지를 상쇄하려는 것.

또 신규 석유화학 제품군 영역 확장을 통해 비정유 및 정유 사업간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MFC시설 준공은 비정유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사업 다각화와 성장성을 동시에 이루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공언했다.

이 밖에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설립하고 지난달 충남 서산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에서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인 HPC 공장을 준공했다. HPC 프로젝트는 3조원을 투자하는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서산에서만 연간 에틸렌 85만t, 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하고 본격 석화 산업 보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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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3사의 이같은 행보는 두 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정유사들의 이익 지표가 되는 정제마진과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심한 탓에 실적 부침이 심하다. 실제 정제마진이 고공행진을 하던 지난 2분기엔 정유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쓴 반면 정제마진이 하락한 3분기 실적은 주저 앉았다. 

또한 세계적으로 탄소중립과 친환경 분위기기가 형성되면서 탄소중립을 저해한다는 정유사들 특유의 이미지를 상쇄하고 신규 사업 영역 분야를 창출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