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퀄컴 이어 미디어텍도 "PC용 칩 CPU·GPU 강화"

ARM 코어텍스 토대로 CPU 성능 강화...윈도 호환 문제 '걸림돌'

홈&모바일입력 :2022/11/25 15:16

애플이 자체 개발한 M1·M2 등 애플 실리콘 칩으로 PC용 프로세서를 개발한 데 이어 퀄컴도 CPU '오라이온'(Oryon) 독자 개발을 공식화했다. 이에 구글 크롬OS 기반 크롬북용 '콤파니오'(Kompanio)를 개발하는 대만 미디어텍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미디어텍은 지난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용 칩 '디멘시티 9000'을 통해 경쟁 제품인 퀄컴 스냅드래곤8과 거의 대등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크롬북용 '콤파니오'는 여전히 보급형 제품에 적합한 성능에 그친다.

구글 크롬북용 미디어텍 콤파니오 프로세서. (사진=미디어텍)

■ 퀄컴, 자체 개발 오라이온 CPU 확대 선언

퀄컴은 지난해 초 애플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스타트업 '누비아'(Nuvia)를 인수한 데 이어 이달 중순 진행된 행사 '스냅드래곤 서밋'을 통해 자체 CPU '오라이온'(Oryon) 개발을 공식화했다.

제럴드 윌리엄스 퀄컴 수석부사장은 "퀄컴이 출시할 오라이온 CPU는 빨라질 것이고 모바일부터 XR, 컴퓨트까지 여러 카테고리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이며 내년에 출시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퀄컴이 밝힌 출시 시점은 2023년이다.

퀄컴 새 CPU 아키텍처 명칭 '오라이온'을 공개하는 제럴드 윌리엄스 퀄컴 수석 부사장. (사진=지디넷코리아)

단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까지 윈도10/11 운영체제를 ARM64 명령어 체계에 최적화했다. 오라이온 CPU가 윈도10/11을 구동하려면 ARM64 명령어 체계와 호환성을 갖춰야 한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회사에서 개발한 CPU가 같은 명령어 체계를 실행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그러나 이는 드문 일이 아니며 이미 PC에서는 전례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10/11 운영체제를 ARM64 명령어 체계에 최적화해왔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텔이 80386 프로세서를 개발하며 만든 32비트 명령어 체계를 AMD가 라이선스해 라이젠 프로세서에 탑재하는 한편, AMD가 2003년 옵테론(Opteron) 프로세서를 개발하며 만든 AMD64 명령어를 인텔이 라이선스에 코어 프로세서에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 미디어텍도 "PC용 콤파니오 칩, 성능 향상시킬 것"

퀄컴이 누비아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해 CPU 성능 강화에 나서자 미디어텍도 콤파니오 칩의 성능 향상에 나설 예정이다. 주요 시장조사업체가 집계한 출하량에서는 퀄컴 대비 우위에 있지만 고성능 프리미엄 시장에서 밀린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디어텍 건물 (사진=미디어텍)

지난 14일 미국 PC월드에 따르면 빈스 후(Vince Hu) 미디어텍 부회장은 "미디어텍은 저성능 영역에서 고성능 영역으로 옮겨갈 것이며 고성능을 요구하는 응용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CPU와 GPU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PC월드는 "미디어텍은 콤파니오 칩 성능 향상 뿐만 아니라 5G 모뎀, 와이파이·블루투스 칩까지 함께 개발하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단 미디어텍은 CPU 개발에 여전히 ARM 코어텍스(Cortex)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할 예정이다.

■ 현재는 퀄컴 스냅드래곤만 윈도 운영체제 구동

미디어텍 콤파니오 칩의 성능이 향상되어도 넘어야 할 벽이 있다. 바로 크롬OS 대비 일반 소비자들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윈도 운영체제 호환 문제다.

스냅드래곤 8cx 3세대와 미디어텍 칩 모두 리눅스 기반 구글 크롬OS를 구동 가능하다. 그러나 윈도10/11 운영체제를 실행할 수 있는 ARM 기반 칩은 현재 퀄컴 스냅드래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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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드래곤 8cx 3세대 탑재 ACPC 시제품. (사진=지디넷코리아)

퀄컴은 줄곧 "CPU, GPU, 스케줄러와 AI 등 다양한 모바일 아키텍처를 윈도 운영체제에 맞게 구현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양사가 많은 시간을 투입했다"고 설명해 왔다.

차이리싱(蔡力行) 미디어텍 CEO는 지난 해 10월 "ARM 기반 윈도 PC 시장에 진출할 의사가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의) 기술력과 IP(지적재산권)를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