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떤 기업도 현재에 머물러선 살아남을 수 없다. 축구를 예로 들면, 수년째 챔피언스리그에 뛰는 축구팀이 그 리그에 계쏙 남으려면 계속 발전하고 개선해야 한다. 멈추면 후퇴하는 것이다. 비즈니스 환경도 다르지 않다. 변동성 높은 환경에서 이기려면 변화에 빠르게 반응해야 하고, 디지털화를 통해 새로운 IT기술로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 비즈니스 앱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건 이기기 위해서다.”
토마스 뱀버거 SAP 고객성공부문 고객 이볼루션 총괄 사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동차를 또 다른 예로 들었다. 1990년대 출시된 빈티지 자동차가 지금도 작동할 수 있지만, 빈티지 자동차로 포뮬러1 경주에서 승리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빈티지 자동차를이용하려면 최근 나온 최신 모델보다 배터리도 더 자주 갈고, 빈번히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겪으며 더 많은 돌봄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기려면 새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AP는 2027년 구축형 버전인 SAP ECC 6.0의 기술 지원을 종료할 계획이다. 향후 새로 나올 제품은 클라우드 환경에서만 구동 가능하다. 이에 SAP는 기존 환경을 클라우드 기반인 S/4HANA 최신 버전으로 전환 및 고도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SAP의 예상과 달리 기업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클라우드 이전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ERP 같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이전할 필요성을 고객이 느끼지 못하고, 클라우드 이전 작업이 복잡할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SAP는 수년째 기업의 구축형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네이티브인 S/4HANA로 전환하는 흐름을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SAP는 올해 2월 기업 고객의 클라우드 전환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하는 고객이볼루션 팀을 꾸렸다.
고객이볼루션 팀은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고객의 클라우드 이전을 가속하고, 타사와 경쟁에서 승리하는 전략을 수립해 실행한다.
토마스 뱀버거 사장은 “클라우드로 가속하는 여정은 하루 이틀, 한달 안에 완성되지 않으며, 마라톤처럼 단계별 접근이 필요하다”며 “새 기술을 전달하는 것이 전부는 아니며, 고객의 마인드셋이 변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기업이 핵심 비즈니스의 효율성을 달성하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ERP를 예로 들면, ERP는 높은 수준의 보안, 확장성, 가용성을 필요로 하고, 이런 요소를 충족하려면 표준화된 클라우드 환경이 필요하다”며 “많은 고객을 만나며 느낀 건 규모에 상관없이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인데, 비효율적이고 복잡한 매뉴얼 프로세스가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그동안 기업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표준화된 상태를 활용하기보다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입맛에 맞게 솔루션을 변형해 유지했다. 기업의 프로세스를 솔루션에 맞추는 대신, 솔루션을 기업 프로세스에 맞게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토마스 뱀버거 사장은 “고객 중 커스텀 코드가 많은 시스템을 쓰고 있다면, 이를 어떻게 제거하는가가 매우 중요하다”며 “ABAP 테스트 콕핏 같은 툴을 이용해 특정 프로세스를 위한 코드만 제한적으로 남기고 불필요한 코드를 청소해 순수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토마스 슈판델 SAP 고객 이볼루션 프로그램 수석부사장은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란 개념은 모듈러 방식을 통해 클라우드에서 프로세스를 적용해 혁신을 이루도록 돕는것”이라며 “ERP가 고객사에서 복잡한 이유가 코어 시스템을 계속 수정해 더욱 복잡해지는 것인데, 코어 시스템을 깨끗하에 유지하는 것은 비용 절감뿐 아니라 혁신에 대한 지속적 투자 측면에서 중요한 첫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듈러 방식을 적용해야만 비즈니스의 새로운 요구사항에 맞게 빠르게 적용 가능하다”며 “공급망 문제처럼 빠른 적응 능력이 필요할 때 클라우드에 구축된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클라우드 이전을 고민할 때 가장 편한 방식으로 여기는 게 ‘리프트&시프트’ 방식이다. 기존 코드를 거의 수정하지 않고 인프라만 클라우드로 교체하는 것으로, 부수적 투자가 덜 요구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토마스 뱀버거 사장은 클라우드 이전을 위한 여러 옵션 중 하나라고 했다. 그는 “고객은 프라이빗 클라우드나 퍼블릭 클라우드의 IaaS나 PaaS를 선택할 수 있다”며 “리프트&시프트 방식은 자주 보이는 방법이고 가능한 방법이긴 하지만, 실제 애플리케이션을 최신 포트폴리오로 쓰려면 순수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마스 슈판델 부사장은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선 최대한 클라우드의 코어에 가깝게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고객이 원하는 비즈니스 결과를 먼저 생각하는 게 중요하며, 비용절감이 우선인지, 공급망 재편과 새 프로세스 구현이 우선인지 살피고, SAP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통해 고객사에 맞는 시스템을 분석하고 방법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새로운 IT 혁신을 채택하려는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이를 기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차원에서 수용할 것인지, 별도의 혁신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지 고객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토마스 뱀버거 사장은 “고객은 우리의 제품보다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추고,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며, AI와 머신러닝, 센서 기술 등 새 기술이 프로세스에 들어있기를 바란다”며 “SAP의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는 모듈러 방식을 통해 S/4HANA를 비롯한 제품에 고객의 수요를 포함시키고 있으며, 고객의 기대치를 공감하고 총소유비용(TCO)과 총이행비용(TCI) 같은 실질적 가치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이어간다”고 강조했다.
SAP 고객 이볼루션 조직은 유지보수팀도 포함하고 있다. 수년 사이 등장한 제3자 유지보수 서비스 전문업체의 활동에 SAP는 어떤 입장인지 물어봤다.
토마스 슈판델 부사장은 “제3자유지보수는 더 싼 노동력을 활용해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택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전반적인 고객 기반을 살펴보면 0.5% 이하의 고객만 3자유지보수를 선택했고, 3자유지보수를 선택한 고객도 3년을 반환점으로 삼아서 혁신 부족을 체감하고 새로운 클라우드 솔루션을 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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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올해만 해도 3자유지보수에서 SAP 서포트로 돌아온 고객사만 250여개”라며 “비용을 아껴서 다른 분야에 투자한다는 3자유지보수 사업자의 주장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으며, 계속 시스템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 매뉴얼한 작업에 중독시키고, 클라우드로 갈 때 얻는 혁신을 확보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마스 뱀버거 사장은 “고객이 3자 유지보수 서비스를 받는다고 해도, SAP 라이선스를 계속 사용하므로 고객을 잃는다고 보지 않는다”며 “모두가 SAP 포트폴리오 고객이라 보고,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란 가치와 SAP의 장점을 더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