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사태 예방 주사 된 특금법…투자자 보호책 도입 가속 전망

빗썸경제연구소 분석…유럽·미국도 법안 도입 가시권

컴퓨팅입력 :2022/11/22 16:25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을 계기로, 국내에선 법제 등 투자자 보호 장치 도입이 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특정금융정보법을 일찍이 도입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FTX가 유발한 투자자 피해를 예방한 만큼, 이런 노력이 활성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대표 이재원) 산하 빗썸경제연구소는 22일 'FTX 사태를 통해 바라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현주소 및 국내외 규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은행을 통한 이용자 예치금 구분 보관 의무 ▲거래소 자체 가상자산 발행 및 담보 활용 불가 ▲주기적인 재무제표 외부감사와 실사보고서 공시 등 세 가지 투자자 보호 정책으로 FTX 사태와 같은 사건이 국내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원천 봉쇄돼 있다고 분석했다.

현행 특금법에서는 거래소 이용자 예치금 관리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장의 검사·감독과 은행을 통한 감독이라는 이중 감독체계를 두고 있다. 특금법 제5조의2 제1항 제3호 마목과 시행령 제10조의20 제2호는 모든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해 예치금과 고유 재산을 구분 관리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은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FTX 사태의 주요 원인이었던 거래소 자체 발행 가상자산을 담보로 한 위험 투자 역시 현행 특금법 상 불가하다. 특금법 제8조와 시행령 제10조의20 제5호 가목에 의해 가상자산사업자나 사업자의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교환을 중개·알선·대행하는 행위는 제한된다.

거래소의 이용자 예치 가상자산의 유용 위험에 관해서도, 국내 거래소들은 주기적인 외부감사와 실사보고서 공표를 통해 거래소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있다. 재무제표에 대한 분·반기 또는 감사보고서를 비롯해 이용자 자산 실사보고서를 정기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국내 디지털자산법 제정으로 더욱 세밀한 투자자 보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 예상했다. 최근 윤창현 의원 발의 법안에는 이용자 예치금과 사업자 고유 재산의 분리 및 신탁, 사업자의 디지털자산 보관, 해킹 등 사고에 따른 책임 이행을 위한 보험의 가입 등의 내용을 담고 있고, 당정이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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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이 가시권에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유럽연합(EU)에서 오는 2024년부터 시행 예정인 'MiCA' 법안과 미국에서 올해 발의된 3건의 가상자산 주요 법안에는 투자자 보호와 거래소의 건전성에 관한 조치들을 규정하고 있다.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은 “특금법을 준수해오던 국내 거래소가 최근 FTX 사태를 무탈히 넘기며 해외 거래소에 비해 안정성이 부각된 것은, 앞서 마련된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가 시장 안정과 성장을 함께 가져오고 있음을 방증한다”면서 “투자자 보호 대책의 지속적 정비를 통한 국내 거래소의 안정성 확보는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다시금 국내 거래소로 돌아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