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모시기 경쟁 끝'...IT기업 채용 열풍 ‘주춤’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IT기업도 채용 감축 영향

인터넷입력 :2022/11/18 17:26    수정: 2022/11/18 21:46

지난해 IT업계 전반에 퍼졌던 사이닝 보너스 부여, 개발자 인건비 상승 등 채용 경쟁이 한풀 꺾인 분위기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자금난, 엔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활동 축소 등이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내 기업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천100명 규모 인력을 충원했던 네이버는 올해 30% 이상 고용을 줄였고, 카카오도 지난해에는 세 자릿수로 모집했던 테크 신입 공채를 올해 두 자릿수 규모로 줄였다. 

지난해 말 향후 3년 내 연구개발(R&D)센터 인력 1천 명 충원 계획을 밝힌 요기요는 지난달 한 자릿수 규모 신입 개발자 채용 '위대한루키'를 진행했다. 요기요는 전체적으로 주춤한 채용 분위기를 걱정하면서도 경력 상시 채용을 통해 백엔드·프론트엔드·서치 등 개발자 채용은 지속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기업부터 국내 기업까지 IT 인력 감축 바람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거시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IT기업이 주가, 운영에 타격을 입으며 고용을 축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가 70% 이상 폭락한 메타도 최근 1만1천명 규모 직원 해고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440억 달러에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7천500명 트위터 직원 중 절반을 해고하고 재택근무도 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지사인 트위터코리아 홍보 담당 업무 직원도 모두 회사를 떠났다.

아마존도 이번 주부터 기술직, 리테일, 인사 담당 조직 부문 등에서 직원 약 1만 명 해고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신사옥 1784 외관 (제공=네이버)

네이버는 지난해 1천100명 규모 인력을 충원했지만, 올해는 30% 이상 고용을 감축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기술직군 900명을 공개 모집했으나 올해 모집에서는 세자릿수 모집이라고만 알렸다. 지난해 900명 채용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례적인 상황이었다는 설명이다.

올해 3분기 네이버 인건비는 4천335억원으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네이버는 “신규 인수 법인 편입, 사업 확장에 따른 채용으로 전년 대비 인건비 증가 추세는 이어졌다”면서도 “채용 속도 둔화 노력으로 전 분기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도 현재 절차를 진행 중인 ‘2023 테크 직군 신입 공채 모집’에서 두 자릿 수를 채용 중이다. 지난해 세 자릿수 규모 모집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한편, 카카오의 3분기 인건비는 4천33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향후 3년 내 1천 명 규모 R&D센터 구축 계획을 알리며 대규모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진행한 요기요는 올해 상반기 세자릿수 규모 채용을 예고했다. 

요기요가 올해 10월 진행한 신입채용 ‘위대한 루키’ 5기 최종 모집 규모는 한 자릿수다. 해당 채용 프로그램 특성상 적은 인원을 뽑았지만, 요기요는 경력 채용을 통해 인력 충원 기조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요기요 관계자는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의 경직된 채용 계획으로 업계 전체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면서도 "요기요는 최근 신입 개발자 공개 채용 뿐만 아니라 경력직 상시 채용도 적극 이어가는 등 개발 인력은 계속 적극 채용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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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트업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 위축 등의 이유로 때아닌 혹한기를 보내고 있다.(제공=이미지투데이)

채용 업계 한 관계자는 “트위터, 메타, 아마존 등 해외 IT기업의 대규모 해고가 국내 기업 채용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개발자 구인 공고 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대기업, 스타트업 할 것 없이 개발자 채용 계획을 축소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경색이 심해져 기업의 인력 채용 계획이 축소되고 있고, 코로나19 시기 유동성이 늘며 개발자 몸값이 과도한 수준으로 상승했지만, 엔데믹 이후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