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와 금리인상 기조 등 대내외 환경악화가 우리 보건산업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3분기 보건산업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190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 산업 모두 60억 달러 이상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그렇다고 마냥 낙관하기는 이르다. 바이오시밀러와 백신 위탁 생산(CMO) 제품의 수출 확대로 의약품 수출은 증가했지만, 하반기 들어 진단제품의 수요가 줄고 계속되는 중국 경기둔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불안정 심화로 의료기기와 화장품 수출은 감소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와 올해 3분기 수출액에 대한 세부 항목별 차이를 보면, 의약품은 48억 달러에서 64억6천만 달러로, 보건산업 분야 중 유일하게 수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3.4% 늘어난 28억 달러를, 백신류는 424.7% 증가해 8억8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백신의 경우 상반기까지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CMO)제품이 호주 등으로의 수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하반기 들어 유행 안정세에 따라 수출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올해 분기별 백신 수출액 변화는 ▲1분기 4억5천800만 달러 ▲2분기 3억2천만 달러 ▲3분기 1억400만 달러 등 하반기로 접어들며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작년 3분기 수출액 64억5천만 달러에서 올해 65억 8천만 달러로 3.9% 감소했다. 의료기기는 보건산업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군이다. 이는 작년 고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과 진단용 시약 수출액이 29억1천만 달러로 13.6% 감소한 것과 연관이 깊다. 진단 시약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며 관련 제품의 수요 감소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행인 점은 의료기기 주력 수출 품목인 초음파 영상진단기가 17.5% 상승한 5억8천만 달러를 기록한 점, 임플란트가 30.6% 증가한 5억2천만 달러, 방사선 촬영기기도 13.7% 늘어난 5억1천만 달러 등 수출 증가세는 고무적이다.
화장품의 경우, 하락폭이 더 컸다. 68억2천만 달러에서 60억4천만 달러로 11.5%가 감소한 것. 이는 국내 화장품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제회복 부진과 러·우 전쟁 여파로 화장품 수출 감소 때문이다. 그렇지만 단기간 내 상황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경우, 코로나19 방역대책, 화장품 관련 정책 변화 등과 함께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궈차오’ 문화가 지속되며 당분간 수출이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우 진흥원 보건산업혁신기획단장은 “하반기 실적 감소는 글로벌 수요 감소로 진단키트 수출 감소와 지난해 고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금리인상 기조 ▲중국의 경제회복 부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내외적으로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