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D-택트] 인터넷전문은행 정신 차립시다

케이뱅크 7시간 30분 간 '먹통'…디지털이 마케팅 용어로 전락해선 안돼

금융입력 :2022/11/19 08:12    수정: 2022/11/19 09:34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2017년부터 디지털 채널 개선에 굉장히 많이 집중했습니다. '부인 빼고 다 꿔'라고 일갈했던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말을 따르듯, 전통 금융사들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는 그 이후로 진일보했지요.

인터넷전문은행은 이런 변화의 선두주자였습니다. 24시간, 365일 끊김없는 일 처리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모바일에 더 친숙한 젊은 세대를 주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죠. 하지만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행태(?)를 보면 은행의 안정성과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 것인지 걱정이 듭니다.

17일 오후 8시 30분부터 18일 새벽 4시까지 케이뱅크가 먹통이 됐다는 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스템까지 의심하게 만듭니다. 케이뱅크에 아예 접속이 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케이뱅크 계좌와 연결한 다른 서비스도 구동되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채널이 전부인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른 말로 얘기하면, 은행이 아예 문을 안 열었다는 거죠. 그것도 고객에게 문 닫는 시점을 알리지도 않은 채 말이죠.

케이뱅크는 이번 장애에 대해 "서버 스토리지 문제"라고 답변했습니다. 서버가 문제라는 것인지, 스토리지 문제라는 것인지, 스토리지 서버의 문제라는 것인지 명확히 알려온 바는 없습니다. 둘 다 문제였다 한들 대체할 수 있는 IT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했는데 이 마저도 안됐습니다.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날 만큼 문제가 됐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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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화재로 네트워크 문제가 발생했던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와 다르게 자체 서버와 스토리지의 문제는 주 전산시스템에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 케이뱅크의 고객은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전환 최우선' 등 금융사들은 디지털이라는 단어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이 언젠가부터 젊음처럼 '기의'되면서 말이죠. 디지털이 마케팅 용어가 되는 현실을 부정하진 않겠습니다만, 디지털 우선 전략을 세웠다면 그에 걸맞는 책임이 필요합니다. 모바일이라는 단일 채널을 갖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이를 더 유념하길 바랍니다.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