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3대 반도체 학회인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 2023'에서 총 8개 논문이 채택되며 전세계 기업 중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계 학자와 연구자들의 논문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한국은 국가 순위에서는 작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2위에 머물렀다.
지난 1954년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70회를 맞이한 ISSCC는 반도체 집적회로 설계 기술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정식 'ISSCC 2023' 행사는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16일 판교에서 진행된 'ISSCC 2023 한국 컨퍼런스'에서는 논문 채택 현황과 반도체 집적회로 관련 최신기술 현황이 발표됐다.
이번 ISSCC 학회에 총 198개 논문이 채택됐으며, 한국은 32개 논문이 통과됐다. 한국은 작년에 41개 논문을 제출하며 국가 순위 1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2위로 내려왔다. 이번에 중국(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의 59개 논문이 채택된 데 따른 결과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반도체 기술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ISSCC 기술프로그램 위원인 최재혁 KAIST 교수는 "한국은 메모리 분야에서 8개 논문이 채택되며 전체 메모리 중 40%를 차지했고, 이미지센서 등의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1위로 올라선 데는 논문의 퀄리티가 향상된 것과 더불어 최근 중국이 반도체에 많은 투자를 하고, 많은 논문을 제출한데 따른 결과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총 8개 논문이 채택되며 전세계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50메가픽셀 CMOS 이미지센서와 차세대 8K TV를 위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메모리, 무선통신 칩 등에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KAIST 또한 8개 논문이 채택되며 국내 대학 중 최다를 기록했다. 그 밖에 UNIST(3개), SK하이닉스(2개), DGIST(2개), 서울대학교(2개), 고려대학교(2개), POSTECH(2개), 한양대학교(1개), 광운대학교(1개), 연세대학교(1개) 등의 논문이 ISSCC 2023서 채택됐다.
김동규 SK하이닉스 펠로우는 "메모리 분야는 여전히 한국이 강세"라며 "고용량 메모리의 지속 개발을 위한 300층 이상의 낸드, 지속적인 스케일링에 대비한 보안성과 신뢰성을 향상하는 D램 기술,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인터페이스 기술들이 소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연구 트렌드인 머신러닝, AI와 연관된 S램, 비휘발성 메모리를 이용하는 컴퓨트 인 메모리의 연구가 중국과 대만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라며 "메모리 강국인 우리나라도 D램, 낸드, 비휘발성을 이용하는 뉴럴엔진 연구에 대한 관심과 육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IMMD 분야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올해 채택한 논문 총 18편 중에서 한국은 이미지센서 분야 2편, 디스플레이 및 유저 인터페이스 분야 3편, 바이오메디컬 시스템 분야 4편이 채택됐다.
DAS(디지털 아키텍처&시스템)과 DCT(디지털서킷) 분야와 관련해 김지훈 이화여대 교수는 "고성능 프로세서, 모바일 AP, 오토모티브, 에너지하베스팅에 기반한 다양한 IoT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4나노, 5나노와 같은 최신 공정을 기반으로 하며 3D 스태킹, 다이렉트 본딩과 같은 패키징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결과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관련 산업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향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연구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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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데이터 컨버터와 아나로그 분야에서는 한국의 논문이 1편도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종우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올해 채택한 15편의 논문 중 한국논문은 1편도 없는 반면 중국 논문이 7편, 대만 논문이 4편으로 중국계 논문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데이터 컨버터는 타임 베이스드 양자화(quantization)와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SAR구조 등을 적용해 지속해서 전력 효율성과 함께 대역폭과 선형성을 개선해 나가는 추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