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반세기 만에 다시 달에 돌아가기 위한 첫 걸음을 뗐다.
역대 최강 발사체인 미국 항공우주청(NASA)의 스페이스런치시스템(SLS)이 달 탐사선 '오리온'을 싣고 16일 오전 1시 47분(현지시간, 한국시간오후 3시 47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지난 8월 첫 발사 시도 이후 부품 이상과 날씨 문제 등으로 발사가 4번 연기된 끝에 3개월 만의 성공이다.
이날도 액체수소 누출 등으로 발사가 예정보다 30분 이상 지연됐으나, 긴급 정비 후 발사가 진행됐다. SLS는 발사 2분 후 양옆에 달린 부스터 2개를 분리했고, 오전 1시 55분 현재 정상 운행하고 있다. 오리온 우주선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발사 90분 만에 SLS에서 분리돼 달 궤도에 들어선다. 오리온은 앞으로 26일 동안 달 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한 후 지구로 귀환한다. 내달 11일 미국 샌디에고 근처 태평양 바다로 낙하할 예정이다.
이로써 미국의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계획'에 따른 첫 임무인 '아르테미스 1'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1972년 아폴로 계획 종료 이후 중단된 유인 달 탐사를 재개하는 프로젝트다. 국제협력을 통해 태양계로 인류 영역을 넓히고 달 자원을 탐사하며, 나아가 달에 유인 기지를 건설하고 화성 탐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아르테미스 1의 주요 임무는 우주선의 진동이나 속도, 우주 방사선 등 우주 환경이 기체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하고, 안전하게 지구에 귀환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것이다
오리온에는 방사선 측정 장비 등을 탑재한 3개의 마네킹이 실려 있으며, 이들은 인간의 우주 생활에 영향을 미칠 여러 환경 요인을 수집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아르테미스 2 임무는 2024년 전후 진행되며, 실제 사람을 태우고 달 궤도를 돈 후 돌아온다. 2025년으로 예정된 아르테미스 3 임무에선 사람이 달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다. 여성 1명과 유색인종 1명 등 2명의 우주비행사가 달에 착륙할 계획이다. 달 착륙선은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이다.
50여 년 만에 재개된 달 탐사의 길은 쉽지 않았다. SLS는 지난 8월 29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수소 연료 누출 문제가 발견돼 두 번에 걸쳐 발사가 연기됐다. 이어 9월 27일에는 허리케인 이언이 발사장이 있는 플로리다주를 덮치며 발사가 연기됐고, 11월 14일 발사도 폭풍 니콜로 인해 16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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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에도 NASA는 SLS를 조립동에 돌려 보내지 않고 발사대에 세워두었다. 로켓을 눕혀 조립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비바람으로 SLS에 3m 크기의 흠이 생겼지만, 발사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발사를 진진행했다.
결국 발사에 성공하면서 역대 최강 발사체로 꼽히는 SLS에 대한 신뢰도 회복됐다. SLS는 111m 높이의 2단 로켓으로, 최대 추력은 아폴로 우주선을 실어나른 '새턴 V' 발사체보다 15% 큰 880만파운드(3991톤)에 달한다. 지구저궤도에 95톤, 달 전이궤도에 27톤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으며, 향후 이 용량을 130톤과 46톤으로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