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준 KT경제경영연구소장 "인프라와 서비스 분리 4대 새 패러다임 등장"

11일 열린 한국경영정보학회 2022년 추계 학술대회서 강연...학·산·연·관이 AI 등 8개 세션서 디지털전환 논의

디지털경제입력 :2022/11/11 17:01    수정: 2022/11/12 16:36

"최근 통신을 비롯한 ICT 산업에 나타나는 네 가지 새 패러다임(New Paradigm)은 인프라(Infra)와 서비스 분리, 6G와 클라우드, 디지털전환(DX)을 통한 새로운 가치창출, 서비스 로봇 등장입니다."(허석준 KT 경제경영연구소장)

"디지털은 인류를 위해, 우리가 하는 일을 도와주는 툴입니다. 디지털을 위해 일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일하기 위해 디지털을 이용하는 거고 이게 디지털전환의 본질입니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학계·산업계·연구계·공공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디지털전환(DX)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한 '2022 한국경영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가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 지하에서 열렸다.

'실감경제(immersive economy)속 가속화하는 디지털 전환(Accelerating Digital Transformation in Immersive Economy)'을 주제로 열린 행사에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추천시스템, IT와 조직 경영, 비즈니스 애널리틱스, 소셜미디어, 정보보안 등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논문과 트렌드 발표가 이어졌다.

ERP 전문업체 영림원이 후원한 대학생과 대학원생 대상 ERP 공모전과 학회와 협력 MOU를 맺은 이노비즈협회(회장 임병훈)가 특별 세션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사례도 소개했다.

축사를 한 안철수 의원은 오래전 대기업이 ERP를 도입할때 벌어진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디지털의 역할을 강조했다. 1988년 백신 소프트웨어 'V3'를 만든 주인공인 안 의원은 "34년간 사용할 줄 당시에는 전혀 생각 못했다. 디지털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우선순위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 디지털은 우리 일을 도와주는 툴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고 전제하며 "오래전부터 디지털은 업무 생산성과 개인,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없어서는 안될 분야로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기조강연을 한 허석준 KT경제경영연구소장은 KT가 지난 3년간 ABC(AI, BigData, Colud)를 기반으로 산업과 사회의 디지털전환을 돕는 디지코(DIGICO) 기업으로 거듭났다면서 "앞으로는 글로벌화가 숙제"라고 밝혔다. 실제 KT는 모 언론사가 주관한 국내 대표기업 CEO들이 뽑은 '2022년 혁신기업'에 뽑힌 바 있다.

허 소장은 뉴 패러다임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인프라와 서비스 분리다. "망 구축없이 자체 플랫폼만 갖춘 기업들이 통신서비스의 키 플레이어로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최근 일어난 카카오 사태를 언급하며 "인프라보다 그 위에 올라가는 서비스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해석했다.

 두번째는 6G와 클라우드로 네트워크는 SW 중심으로, 또 IT서비스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 소장은 "6G에서는 개방형무선접속망인 오픈랜과 AI가 더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픈랜 방식은 통신사업자가 장비만 제공하고 기지국 운영 프로그램은 다른 업체가 공급할 수 있게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허석준 KT 경제경영연구소장이 1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2년 한국경영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 힘 의원이 축사를 하고 있다.

셋째, DX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이다. DX 기술이라 불리는 ABC(AI, BigData, Cloud)가 기업의 전략, 조직, 프로세스 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 시스템까지 재정의하며 새로운 사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째, 서비스로봇 등장이다. 과거 공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로봇이 이제는 식당, 호텔 등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환경 변화로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행보도 다양해졌다. 특히 글로벌 통신사들은 비통신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싱가포르 기간통신사인 싱텔이 대표적이다. 허 소장에 따르면 Global 텔코(통신사) 16개사를 분석한 결과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비통신 매출은 평균이 6%p 증가했고 향후 지속 확대가 예상됐다. 

특히 아마존, 구글, MS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통신 솔루션 사업자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소장은 “빅테크는 프라이빗 5G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통신사업자로 이미 들어와 있다. 통신 장비 사업자는 기지국 등 기 본적인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벤더로 위상이 낮아지고, 그 위에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건 테크기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 여기에 트와일로(Twilio) 같은 스타트업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 트와일로는 클라우드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CPaaS) 시장에서 매년 40% 이상 성장, KT보다 많은 시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 소장은 KT의 '디지코(DIGICO)' 혁신도 소개했다. KT는 통신시장의 성장 한계 극복을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유무선통신기업(텔코)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DIGICO(Digital Platform Company)'로 전환중이다. 이에 미디어, 금융, ABC(AI, BigData, Cloud) 등 KT만의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DX)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허 소장은 KT의 미래로 '글로벌 톱 디지코' 도약을 제시하며 "2021년 약 40% 수준인 B2B +디지코 사업 비중을 2025년 50%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조강연에 이어 오후에는 특별세션을 포함해 총 8개 세션에서 다양한 주제로 발표 및 논문 소개가 이어졌다.


한편 한국경영정보학회는 이날 총회를 개최하고 내년 회장으로 활동하는 김종원 동의대 교수의 학회장 포부를 듣는 한편 최근 온라인 선거에서 2024년 학회장에 선출된 연세대 김희웅 교수에게 당선증 부여와 전년(2021년) 학회장인 황재훈 교수(연세대 원주 경영학부)에게 감사패를 주는 행사도 마련했다. 

이날 김종원 2023년 학회장은 몇 가지 비전을 밝혔다. 첫째 셀 중심 아메바 경영이다. 학회 산하에 17개 위원회가 있는데 산학에 관심있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정기 행사를 개최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펀(Fun) 경영이다. 이 부분에서 김 학회장은 리처드 브랜슨 말을 인용했다. 리처드 브랜슨이 "모든 비즈니스는 재미있어야 한다. 즐거운 일을 하게 되면 오래하고, 오래하면 잘할 수 있다"고 했다면서 "이 정신으로 학회 행사가 재미있고 유익한 행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회는 내년 춘계 학술대회는 제주에서, 추계 학술대회는 부산에서 각각 개최한다. 내년 춘계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은 서강대 이상돈 교수가 선임됐다.

셋째, 산학협력 강화다. 이를 위해 김 학회장은 "학술대회때마다 기업인의 밤을 운영하겠다"면서 "학계는 산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산업계는 컨설팅이나 정책 아이디어를 얻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학회와 관련한 부처 장관상 신설 계획과 학회 발표 논문을 글로벌로 위상을 높이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내년 한국경영정보학회장으로 활동하는 김종원 동의대 교수가 포부를 밝히고 있다.
2024년 한국경영정보학회장에 선출된 김희웅 연세대 교수(왼쪽)가 당선증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2021년 학회장인 황재훈 교수.
양희동 한국경영정보학회 2022년 학회장(오른쪽)이 전년 학회장인 황재훈 연대 교수에게 감사패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