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드 솔루션을 활용해 비개발자도 한 시간 만에 소프트웨어(SW)를 개발한 사례가 소개됐다.
박현민 엔터플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노코드·로우코드 자동화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발표하면서, 자사 노코드 솔루션을 비개발자 직원이 활용해 SW를 개발한 사실을 언급했다.
엔터플은 라이엇게임즈 게임 이용자 수천명에게 실시간으로 아이템을 배포할 수 있는 솔루션 '게임아이템X', 구글 지도 데이터와 철도공사의 시스템을 연계해 경로 중복을 방지하는 기차 탑승권 예매 서비스 등을 개발한 회사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해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노코드 플랫폼도 개발하게 됐다.
박 대표는 "데이터를 디지털 서비스에 신속하게 연결해 부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백엔드에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개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목표를 바탕으로 탬플릿 베이스의 노코드 도구인 '싱크트리 2.0'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싱크트리는 AIG손해보험의 데이터 유통 체계 구축에 활용되면서 영업과 개발 간 속도 차를 줄이는 데 기여했다. 쏘카, 건양대학교 병원, KB국민은행 등 다양한 산업군에 솔루션을 공급하는 성과도 거뒀다.
노코드 솔루션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들도 발견했다. 노코드로 만든 제품의 완성도가 프로토타입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편견이 그 중 하나다. 박 대표는 "고객사들이 노코드 솔루션은 단순 프로토타입 개발용이 아니냐, 우리 개발 환경에 최적화되기 어렵지 않냐는 지적을 많이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기존 개발 환경을 전투기 부품 조립으로, 노코드 기반 개발 환경을 레고 블록 조립으로 비유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형태가 정해져 있는 부품들로는 전투기 외 다른 것을 만들 수 없지만, 레고 블록은 제한 없이 만들고자 하는 모형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노코드는 고객사가 원하는 프레임워크와 기능들을 택해 다양한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거시 시스템과 노코드 환경이 잘 융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상당한 편이다. 엔터플은 레거시 소스코드를 노코드 솔루션에서 다룰 수 있도록 변환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레거시 환경과 노코드 환경 간 소통이 부재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개발 환경 전반을 클라우드로 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노코드가 신기술이기 때문에 적용 시 시스템의 안정성과 가용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시선이 있다. 특히 금융 등 실시간으로 다량의 데이터가 처리돼야 하는 산업에서 민감한 부분이다. 엔터플은 3천 TPS를 지원하고, 영지식프로토콜(ZKP)로 보안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서 노코드가 필수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발자 공급이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노코드가 전 산업의 SW 개발에 활용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컴포저블(composible)'한 개발 환경을 제공해 디지털 비즈니스의 탄력성과 민첩성을 지원하는 것이 노코드의 미래"라며 "과거에는 이를 위해 파일을 손수 전송햇고, 현재는 API나 SDK 형태로 개발 환경이 지원되고 있는데 노코드는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는 특장점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고객에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엔터플 내부에서 진행하는 '싱커톤' 대회를 통해 노코드 솔루션 기반으로 다양한 개발이 가능한 사례들도 확인하고 있다. 박 대표는 내부 비개발자인 직원이 기업용 메신저 '슬랙'과 엑셀, 데이터독, 파워앱스 등 업무용 도구들을 조합해 출퇴근 관리 시스템을 1시간 만에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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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도 노코드 솔루션이 효과적이다. 박 대표는 "게임사와 블록체인 회사가 개발 환경을 노코드 기반으로 갖추고 있다면, 게임 퀘스트 보상으로 암호화페를 지급하거나, 강화에 성공한 아이템을 즉시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발행하는 등의 개발이 수월해진다"며 "실제 블록체인 회사 한 곳과 협력 중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거대한 파도 한 가운데에서 노코드는 파도에 떠밀려온 기업을 새로운, 컴포지블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신속히 목표를 찾고 생존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로 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