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만 보던 쿠팡은 어떻게 분기 흑자 냈을까

3분기 매출 6.8조·영업익 1천억원..."물류 인프라 투자 결실"

유통입력 :2022/11/10 17:53    수정: 2022/11/10 18:04

쿠팡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천37억원으로 로켓배송 도입 후 첫 분기 흑자를 내며 물류 인프라 투자 결실을 맺었다.

쿠팡은 9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 51억133만달러(약 6조8천383억원), 영업이익 1천37억원(7천742만달러)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원화 기준 전년 동기 27% 성장했고,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3분기 영업손실 3억1천511만달러(3천653억원)을 냈던 것을 감안하면 4천억원 이상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번 실적은 쿠팡이 물류 인프라 투자 비용으로 인해 대규모 영업 손실을 낼 때마다 주장해온 ‘계획된 적자’ 이론이 입증되고, 만년 ‘적자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쿠팡은 이번 실적을 두고 “물류 네트워크에 그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온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

물류 투자 후 효율화 입증…아마존식 모델 통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동화 기술 기반 물류 네트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쿠팡 물류 인프라는 축구장 500개 크기로, 뉴욕 센트럴 파크보다 크다”며 “여러 지역 신선 식품 유통을 확대하면 재고 손실이 늘어나기 마련인데, 쿠팡은 기계학습(머신러닝) 기술 기반 수요 예측으로 신선식품 재고 손실을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 김 의장은 “기술, 풀필먼트 인프라, 라스트마일(최종 배송 단계) 물류 통합 덕분에 고객과 상품, 서비스와 가격 사이에 존재하는 기존의 트레이드오프(tradeoff·양자택일 관계)를 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물류 전 과정을 통합하면서 별도로 (신선식품 배송을 위한) 콜드체인 배송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일반 소비재를 배송하는 트럭을 사용해 신선상품을 배송할 수 있게 됐다”면서 “배송의 85% 이상을 박스 포장 없이 배송하는 방법으로 포장 폐기물을 줄였고, 이에 배송 차량의 운행 횟수도 줄일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쿠팡 물류센터(사진=쿠팡)

쿠팡은 현재 전국 30여 곳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3월 미국 증시 상장 후 지난 1분기까지 2천500~5천억원대 손실을 내왔으나, 올해 1분기 영업적자 2억570만달러, 2분기 6천714만달러로 적자폭을 줄였다.

로켓배송·프레시·마켓플레이스 등 프로덕트커머스 분야 조정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1분기 287만달러로 흑자를 냈고, 올해 3분기 조정 EBITDA는 1억9천500만달러(2천61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0% 성장했다.

1인당 구매 금액 늘고 신산업 손실은 개선

쿠팡 2022년 3분기 실적

제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인 활성 고객은 1천799만2천명으로 지난해 대비 7% 늘었으며, 1인당 고객 매출은 284달러(38만원)으로 원화 기준 19% 증가했다.

신산업 손실도 개선 중이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매출은 49억달러(6조5천684억원)로, 원화 기준 28% 증가했고, 쿠팡플레이·쿠팡이츠·해외·핀테크 등 신사업 부문 조정 EBITDA 손실은 지난해와 비교해 50% 줄어든 4천430만달러(593억원)을 기록했다.

김 의장은 “신사업 부문 원화 기준 매출은 10% 성장했으며, 매출 총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거의 4천200만 달러 증가했다”며 “신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신시장에서 고객 혁신을 펼쳐나갈 잠재력이 있다. 소규모 투자에서 시작, 원칙에 입각한 장기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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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함께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오프라인 유통 강자 이마트는 매출 7조7천74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한 결과를 냈다. 다만 영업이익은 1천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억원 감소했다.

이마트는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와 지마켓 지분 인수에 따른 기업인수가격배분(PPA)상각비 400억원과 스타벅스 서머캐리백 이슈로 인한 일회성 비용 358억원이 반영됐으나, 오프라인 사업 견고한 성장과 큰 폭의 온라인 적자 개선으로 인해 선방했다”고 설명했다.